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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의 '큰 손' 한국은행… 소장 작품만 1340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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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같은 공공기관은 미술계의 숨겨진 큰 손이다. 올해부터 신진작가 지원을 시작한 한은은 이미 오래전부터 '아트뱅킹'을 시작했다. 보유 작품만 1340여점에 이른다. 한은 소장 작품을 빼곤 근현대 미술사를 논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은은 왜 미술 작품을 사들일까. 시중은행이나 일반 수집가들은 대개 투자 목적으로 미술품을 구입하지만, 한은은 입장이 좀 다르다. 한은의 미술품 구입은 척박한 미술계 지원 사격을 위한 일종의 국책사업이었다.
한은이 미술품 구입을 시작한 건 1950년대부터다. 한국전쟁 이후 생활고에 시달리는 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는 한은의 발권력을 동원한다. 같은 이유로 미술품을 사들이기 시작한 산업은행은 8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미술품 구입을 적극 권장했다. 신군부 시절인 1980년대까지도 한은은 다량의 미술품을 사들였다. 미술품 구입이 뜸해진 건 미술계가 자생력을 얻었다고 본 1990년대부터다.

한은은 2008년 5만원권 화폐의 도안이 된 신사임당 초상화와 2010년 이성태 전 총재의 초상화를 주문한 뒤 최근 3년 간 작품을 구입하지 않았다.
미술계 원조를 위해 미술품 구입을 시작했던터라 소장 작품의 숫자에 비해 평가 가치는 낮은 편이다. 보험 가입을 위해 지난해 12월 첫 감정평가를 받았는데 장부상 취득액은 약 39억원, 평가액은 57억9461만원이었다. 경기 둔화로 타격을 받아 같은 작품의 평가액이 5년 새 절반 이상 줄었다는 게 미술계의 설명이다.

이번 감정평가에서 256점은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청전 이상범의 수묵산수화 '야산귀로(野山歸路)'와 천경자의 '어군(魚群)' 조중현의 '우중구압(雨中驅鴨)' 등 한국화 외에도 김인승의 '독서하는 여인' 심형구의 '수변(水邊)' 등 근대 유화작품이 상당한 시장성을 인정 받았다.

아쉬운 건 이런 작품들이 대개 한은 내부에서 조용히 전시되다 수장고로 들어간다는 점이다. 1년에 두 번 화폐박물관 내 갤러리에서 20여점을 선별해 전시하고, 일부는 한은 본관과 지점 건물에 배치했지만 대부분은 수장고에서 세상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뉴욕 연방준비은행과 영국의 영란은행 등이 소장 작품을 적극적으로 전시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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