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생긴 동네극장, '작은 시네마 천국'의 반란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영화관에 들어서자 특유의 팝콘 냄새가 물씬 풍겼다. 사람들은 팝콘 냄새에 이끌려 영화관 구석구석 살펴 보느라 분주했다. 마치 신기한 세상을 보는 표정이었다. 어떤 아주머니는 영화관의 벽면을 손바닥으로 쓸어 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화장실 문을 밀쳐 보기도 했다.
김제시의 작은 영화관 '지평선 시네마'는 김제시 5억5000만원, 전라북도 3억5000만원, 전북은행 1억원 총 10억 원의 건립비용을 들여 김제 청소년수련관 1층에 2개관, 총 99석 규모로 마련됐다. 특히 제1관은 65석 규모로 3D영화의 상영까지 할 수 있는 최신 시설을 갖췄다. 영화관에서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5회 최신 영화가 상영된다. 관람료는 일반영화 5000원, 3D영화 8000원으로 도시의 대형 영화관보다 저렴하다.
상영관 안은 아늑하고 깨끗했다. 규모만 작을 뿐, 도심의 멀티플렉스 못지 않았다. 첫 상영작인 '관상' 시사회장에 자리 잡은 김혜선 씨(43, 주부, 김제시)는 "며칠 전 우리 동네에 영화관이 생긴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며 "오늘 일찍 집안 일을 정돈하고 친구랑 영화 보러 나왔다"고 말했다. 옆 자리에 앉은 친구는 "아이들이 영화 보여 달라고 조를 때마다 곤혹스러웠다"고 덧붙였다.
5일 '작은 영화관' 전국 1호로 개관한 김제시의 '지평선 시네마'를 찾은 주민들은 한결같이 흥분을 감추지 못 했다. 지평선 시네마는 김제시 5억5000만원, 전라북도 3억5000만원, 전북은행 1억원 총 10억원의 건립비용을 들여 김제 청소년수련관 1층에 2개관, 총 99석 규모로 마련됐다. 특히 제1관은 65석 규모로 3D영화의 상영까지 할 수 있는 최신 시설을 갖췄다. 영화관에서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5회 최신 영화가 상영된다. 관람료는 일반영화 5000원, 3D영화 8000원으로 도시의 대형 영화관보다 저렴하다.
김홍기 김제시 홍보담당은 "작은 영화관 하나가 무슨 대수라고 호들갑이냐고 하겠지만 우리에게 일자리보다 더 절실한 문제"라고 털어 놓았다. 김제시에서 영화관이 사라진 지 오래 됐다. 주민들 대부분 "언제 적에 문을 닫았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했다. 김제시의 마지막 영화관인 제일극장이 문을 닫은 게 1993년이다.
극장이 사라진 후 간혹 시청이나 문화단체에서 학교 강당 등을 빌려 한참 지나간 영화를 보여주기는 했다. 주민들은 그런 이벤트식으로 문화생활의 목마름을 채우기 어려워 60여리가 떨어진 전주 등으로 나가곤 했다. 이에 주민들은 4인 가족이 영화 보러 전주엘 다녀 오려면 차비며 밥값, 영화 관람료 등으로 10만원 이상이 소요된다고 설명한다.
김제시처럼 영화관이 사라진 곳은 전국 지자체 중 109개나 된다. 특히 전남의 경우 22개 시ㆍ군ㆍ구 중 극장 부재 지역이 무려 19곳으로 전멸되다시피 했다. 우리 사회가 일자리 창출 등 당장 먹고 사는데 급급한 동안 시ㆍ군 지역 문화 인프라는 급속히 사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대도시로만 사람들이 몰려 지역간 문화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벌어졌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 인력, 문화자원, 인프라 향유 및 복지 등 지역문화지표 38개 항목을 조사한 결과 문화 지표 순위 전체 50위권 내에 군 단위 지자체는 단 5개 뿐이다. 전국 지자체 중 32개 지자체만이 문화정책을 수립, 추진하고 있는 정도다.
이에 정부는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올해 '작은 영화관' 20곳을 건립하는 것을 비롯, 오는 2017년까지 90곳을 순차적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박병우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콘텐츠산업과장은 "다양한 운영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사회적 기업 또는 사회적 협동조합 형태와 더불어 지자체 직영, 문화 관련 비영리기관 위탁, 기존 민간기업 위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작은 영화관을 활성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체부는 지자체 담당자, 상영관 운영인력 등이 참여하는 '작은영화관 운영자 협의체'를 구성해 주요 배급사들과의 공동 협의 지원, 영화 관련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 유도, 문화예술 기획전 개최,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 교육행사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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