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금리,금수로 버텨냈다...5년새 최악 돈값 하락에도 외환보유고 안풀어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브라질과 인도 등 신흥국가들은 5년 사이에 최악인 통화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보유고를 투입하기보다는 금리인상과 수입제한 등을 선택했으며 이는 최적의 방법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시간) 중국과 달러 페그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를 제외한 12대 신흥국은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있지만 외환보유고를 지키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한국과 브라질, 인도, 러시아와 대만 등 12대 신흥국의 외환보유고는 올 들어 지금까지 1.6% 감소하는 데 그쳐 미국의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2008년 11% 감소한 것과 큰 대조를 이뤘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2008년 9월부터 3개월 동안 헤알이 29%나 폭락하고 루피가 12% 하락하자 두 나라는 대규모 시장 개입에 나섰다. 인도의 보유고는 3개월 사이 16%나 줄었다. 브라질도 그 해 10월부터 6개월 동안 무려 140억 달러 이상의 외환보유고를 사용했다.
인도 루피는 지난달 28일 사상 최저 수준인 달러당 68.845로 추락해 8월 한 달에만 8.1% 가치가 떨어졌다. 터키 리라도 5.1% 떨어지고 헤알은 4.6%, 루피아는 5.9%나 평가절하됐다. 이 같은 통화가치 폭락은 물가불안을 야기하는 만큼 외환보유고를 헐어서라도 통화가치 안정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신흥시장 통화당국은 아주 신중했다.
현재 12개 신흥국의 외환보유고는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2조90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2조9500억달러와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 5월 2조9700억달러에 비해 각각 1500억달러, 1700억달러 감소한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는 2002년 7220억달러에 비하면 네 배 이상 불어난 것이다. 신흥국은 미국이 2008년부터 2011년까지 2조3000억달러 규모의 채권매입을 통해 달러를 풀면서 밀려오는 달러자금으로 자국 통화가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달러를 대량으로 사들여 보유고를 축적했다.
이후 12개 신흥국은 무역수지와 재정수지 적자로 국가신용등급 강등 위험이 커졌어도 외환보유고에는 손대지 않는다. 이들 국가는 다른 선택을 했다. 브라질과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자국 통화인 헤알과 루피아 가치 지지를 위해 기준금리를 올렸다. 인도는 루피 하락을 막기 위해 달러 수요 업체인 정유사들에게 직접 달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조만간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브라질은 374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어 달러를 풀 법도 한데 지난달 기준금리를 9%로 올린데 이어 10%로 또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인도네시아는 일본과 체결한 12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협정을 연장했다.
신흥국의 이런 전략에 대한 평가는 좋다. 블룸법그통신은 캐나다 CIBC은행 관계자의 말을 빌어 '최적의 일'을 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방침으로 신흥국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지 않는 게 그 증거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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