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동보수제, 모른척하는 운용사
금융당국 권고에도 수익자 눈치…기관투자자도 도입 꺼려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 5월 사모펀드에 대해 ‘성과연동 운용보수’의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과 업계가 별다른 호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운용사와 기관투자자 등 운용보수를 결정하는 각 주체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 도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2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자산운용업계에 사모펀드에 대해 성과연동 운용보수 체계를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성과연동 운용보수란 펀드 성과(수익률)가 좋으면 운용보수를 더 받고 성과가 나쁘면 덜 받는 식으로, 펀드 운용성과에 비례해 운용보수를 받는 방식의 보수체계를 말한다. 펀드 운용에 대한 운용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동시에 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용자와 수익자 모두에게 긍정적일 수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러한 성과연동 운용보수를 도입한 운용사는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사 ‘빅5’ 중에서도 삼성자산운용만이 현재 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운용사와 기관투자자 등 각 사모펀드 주요 주체들은 대부분 각자의 입장을 내세워 성과연동 운용보수제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사모펀드 운용보수는 통상 수익자인 기관투자자와 논의해 결정한다”고 전제한 뒤 “운용사들은 펀드 자금을 투자 받고 운용보수를 받는 입장이어서 보수 체제를 바꾸자고 얘기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을’의 입장인 만큼 먼저 나서서 성과연동 운용보수 도입을 주장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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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들도 소극적이기는 마찬가지다. 한 연기금 위탁운용부문 관계자는 “시장에 일반적으로 도입되지 않은 것을 먼저 나서서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며 “국민연금 같은 곳이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면 몰라도 먼저 나서서 도입할 생각은 없다”고 털어놨다.
국민연금은 또 다른 입장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통상 자금을 위탁할 때 운용사도 자기자본의 일정수준을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다”면서 “결국 운용을 잘못하면 운용사 입장에서도 손실을 볼 수 있어 성과연동 운용보수제도와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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