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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경희대 돌풍이 프로에 던진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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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규(경희대) [사진=정재훈 기자]

김종규(경희대) [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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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고려대와 울산 모비스의 2013 KB국민카드 프로-아마최강전 준결승전이 열린 21일 잠실학생체육관. 오후 4시란 경기 시간에도 4000여명의 관중이 경기장에 입장했다. 지난 1회 대회 평균 관중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치였다.

전날 열린 경희대-모비스의 8강전에는 4500명, 19일 고려대-부산KT의 8강 경기엔 3000명이 넘는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들 경기의 포털 사이트 생중계는 1만5000명~4만명 내외의 동시접속자 수를 자랑했다. 프로농구 정규리그를 능가하는 인기였다.
두 대학팀에 대한 인기를 단순한 '돌풍'으로 치부하긴 어렵다. 프로농구에 시사 하는 점이 적지 않다.

가장 큰 차이는 스타 플레이어. 경희대와 고려대는 주목받는 신예 스타가 존재한다. 경희대는 '제2의 허재'라 불리는 김민구를 비롯해 '대형 센터' 김종규, 대학 최고 포인트가드로 평가받는 두경민 등을 보유했다. 고려대 역시 대표팀에서 활약한 신예 이종현-'포스트 현주엽' 이승현이란 더블 포스트를 필두로 문성곤 박재현 이동엽 등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선수가 즐비하다. 과거 농구대잔치 시절 연세대-고려대를 연상시킬 정도다. 당연히 팬들의 관심과 기대도 커질 수 밖에 없다.

반면 프로팀은 스타 기근에 시달린다. 지난 10여년간 프로농구는 리그 전체를 끌어갈 스타를 낳지 못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지난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서울SK조차도 최고 스타는 '올스타 투표 1위' 김선형이 아닌 문경은 감독과 전희철 코치란 우스갯소리까지 있다. 그만큼 프로농구에 스타가 없다는 의미다. 여기엔 오랜 기간 지속된 대표팀의 부진, 외국인 선수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등도 한몫했다. 특히 외국인 선수 선발이 '높이'에 비중을 맞추다보니, 자연스레 젊은 센터-포워드 유망주들은 프로에서 기대만큼 성장하기 힘들다.
이승현(고려대, 가운데) [사진=정재훈 기자]

이승현(고려대, 가운데) [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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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팀들은 프로보다 재밌는 농구를 한다'란 팬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물론 객관적 기량이나 패스 플레이, 경기 운영, 노련미 등은 프로가 대학보다 한수 위임이 틀림없다. 때론 어이없는 실책이나 허술한 장면도 나온다. 하지만 재밌는 경기는 실력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대학팀들은 때론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저돌적인 돌파, 시원스런 속공, 과감한 3점슛으로 공격을 펼친다. 그만큼 경기 템포가 빠르고, 승부는 박진감이 넘친다. 결정적 순간 덩크슛 등 화끈한 쇼맨십도 발휘할 줄도 안다.

그에 반해 프로농구는 답답하다. 공격의 시작은 일단 장신 외국인 센터를 활용한 포스트업이다. 경기 진행 속도가 느리다보니 득점은 물론 역동적인 장면이 나오기도 어렵다. 플레이의 방점도 도전보다는 안정에 찍힌다. 지더라도 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하는 대학팀의 선전에 더욱 폭발적 반응이 뒤따른 이유다.

한국 남자농구는 제2의 중흥 기회를 맞았다. 대표팀은 16년 만에 월드컵 진출권을 따내면서 다시금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 직후 열린 프로-아마 최강전은 농구 인기 부활의 잠재력을 엿보게 했다.

특히 올해 김민구 김종규 두경민 등 '경희대 빅3'를 시작으로 내년엔 이승현, 3년 뒤엔 이종현 등이 프로 무대를 밟는다. 지난 과오를 반복해선 안 된다. 신예 스타들의 유입에 발맞춰 더 '재밌는' 프로농구를 위한 변화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프로-아마 최강전을 신예 스타의 등용문으로 확대·발전시켜 나감은 물론이다.

아울러 프로리그 인기의 기틀이 될 대표팀 선전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도 요구된다. 유재학 대표팀 감독은 지난 아시아선수권대회 당시 KBL로부터 상대 전력 분석 데이터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 KBL이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할 지금이다.




전성호 기자 spree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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