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무리한 시설투자…철강사들 발목 잡혔다
수년간 공장 증설·시설 개보수…공급과잉 겹쳐 실적·재무건전성 악화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국내 철강업체들이 무리한 시설 투자에 따른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사들이 부진한 영업실적과 함께 재무건전성도 악화됐다.
업계에서는 그 배경으로 무리한 시설투자를 지목하고 있다.
우선 현대제철은 다음달 완공을 앞둔 3고로에 대한 시설 투자로 재정이 크게 악화됐다.
현대제철의 올 상반기말 부채비율은 139.8%로 전년 동기 138.4% 대비 1.4%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말 133.4%와 비교하면 6.4%포인트나 악화됐다. 이는 3고로 투자 진행으로 금융권 차입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제철의 올 상반기 현재 금융 차입금은 11조4182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조1352억원이나 늘었다.
반면 상반기 영업이익은 30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6.8%나 곤두박질쳤다.
동국제강도 브라질 제철소 투자, 노후화 시설 개보수 등에 대한 투자로 인해 금융권 차입이 늘면서 재정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2011년 말 177.6%, 지난해 말 173.7%의 부채비율을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186.6%로 껑충 뛰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7% 감소한 2조363억원에 그쳤다.
포스코도 최근 몇 년간 계속된 시설 투자로 영업이익이 줄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28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4% 줄어든 15조4244억원을 나타냈다.
포스코는 지난 15일 터키의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생산공장 포스코아산TST를 준공했으며, 앞서 지난 6월에는 단일 고로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로 광양1고로 개보수 공사를 끝냈다. 포스코는 올해 말 3파이넥스 공장과 인도네시아 일관밀 제철소도 준공한다.
동부제철의 지난 상반기 부채비율은 271.8%로 전년 동기 보다 21.3%p가 급등했다. 그간 실적 부진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회사채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국내 철강업체들도 대형 설비투자에 따른 공급과잉을 우려하고 있다. 증설로 늘어난 제품이 시장에 과잉 공급되면 가뜩이나 침체된 업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현대제철은 당진 3고로 체제 완성시 기존의 인천과 포항공장을 합해 전기로조강 1200만t과 고로조강 1200만t 등 총 2400만t의 조강 및 제품 생산능력 체제를 구축할 수 있으나 현 철강 시황을 고려해 볼때 활로 모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의 고로 설비투자로 늘어나는 국내 쇳물 생산량만 820만t 규모로 추산된다"며 "주요 제품생산 설비까지 포함하면 국내 철강시장의 과잉공급량이 크게 늘어나 각 업체들의 재정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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