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추진하지 않기로 한 정책금융태스크포스가 해운보증기금 설립 문제를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해운보증기금은 해운 등 관련업계가 반드시 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재원 마련을 놓고 금융위원회와 해양수산부가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

금융위는 '해운보증기금에 참여하는 기업 숫자도 적은데다 규모의 편차가 커 보증기금 설립이 어렵다'는 입장인 반면 해양수산부는 '여러 시장이 존재하는 만큼 리스크 분담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18일 "보증기금은 기금을 쌓아 손해가 발생하는 부분을 메꿔주는 소위 '대수의 법칙'이 적용돼야 하는데, 해운보증기금은 이 같은 법칙이 적용될 수 없다"고 말했다.

보증기금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참여기업들의 규모가 서로 비슷해야 하는데, 해운업계는 상위 3개사가 국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는 구조로 돼 있어 이들 3개사의 대출을 보증할 경우 기금 존립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내 선사 규모가 170여 개에 불과한 점도 보증기금이 쉽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이에 대해 해운보증기금 설립에 적극적인 해양수산부는 "등록된 선사가 적은 것은 맞지만 컨테이너, 벌크, LNG선 등 시장이 다양하고 수요도 많다"면서 "대수의 법칙이 적용돼 리스크 분담이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금융위와 해수부의 근본적인 이견은 보증기금의 재원에 있다. 해수부는 어려운 업계 사정을 감안해 기금 초기에 정부 예산이 불가피하게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기재부와 금융위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해수부는 현재 연간 1000억원씩 10년간 정부 예산을 투입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초기 자본금을 예산에서 조달하되 중장기적으로 50% 이상을 업계에서 끌어오겠다는 구상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업계 차원에서 법인세 절감액 일부를 재원으로 하는 해운업지원분담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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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여러 보증기금이 있는데, 해운보증기금만 예산을 따로 편성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해운업 특성을 감안하면 기금 운용도 쉽지 않아 자칫 예산만 낭비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해수부에서 보다 진전된 안이 나오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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