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페니 100년 채권의 굴욕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한때 우량 기업이나 기관만이 발행할 수 있었던 100년 채권이 계륵 신세가 됐다. 미국 대표 백화점 중 하나인 JC페니의 사례다.
100년 채권은 만기가 2~3년, 많아야 10년인 다른 채권과 달리 발행 후 100년이 지나야 만기가 돌아온다.
웬만큼 안정된 기업이 아니면 발행할 엄두도 낼 수 없는 만큼 월트 디즈니, IBM, 포드, MIT공대, 크라이슬러, 노포크서던 철도, 벨사우스 등 자동차, 철도, 통신, 식음료 등 각자의 분야에서 업력을 인정받은 기업들이 발행 기업 명단에 올라있다.
97년 JC페니가 5억달러 규모의 100년채를 발행할 때만 상황은 지금과 달랐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백화점으로 유통 업계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며 신용평가 기관 스탠다드앤푸어스로 부터 'A' 신용등급을 받았고 그해 최대의 100년물 채권 발행 기업이 됐다.
에커드 드럭 스토어 체인 인수에 33억달러를 투자한 직후였고 18개월 뒤 주가는 사상최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95년 온라인 서점을 연 아마존의 등장은 JC페니와 100년채 투자자에게는 악몽의 시작이었다.
당시만 해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유통업체라는 구분은 모호했다. 아마존은 97년부터 서점에서 벗어나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며 전자상거래 업체로 급부상했다.
아마존의 부상과 함께 JC페니는 몰락을 거듭했다. 실적은 부진에 빠졌고 주가는 급락했다. 이 회사의 채권은 정크본드 수준인 'CCC' 등급으로 밀려났다.
올해들어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출구전략 모색으로 채권시장이 흔들린 것도 악재다.
JC페니의 100년 채권 가치는 벤 버냉키 연준의장의 지난 5월 이후 21%나 하락했다.
액면가 1달러에 겨우 67센트 가치만 인정받고 있을 정도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이다. 같은 기간 AA-등급의 IBM 100년채가 18%, AAA 등급의 MIT공대 100년채가 19.3%의 가치하락을 기록한 것에 비해서도 하락률이 높다.
수익률도 11.38%에 달해 정크본드 채권의 평균 수익률 9.77%에도 크게 못미치고 있다.
때마침 최근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최고경영자(CEO)교체 과정에서 투자자와 경영진 사이에 분란이 생겼던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미래는 더 암울하다. 조사업체 마킷에 따르면 JC페니의 부도 확률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금리는 5년내 65%, 10년내 85%의 부도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JC페니의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지나치게 위험한 투자라는 분석이 등장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다.
투자업체 더블라인의 선진국 채권투자 담당 책임자 보니 바하는 "아마존의 시대에 유통업체들은 보유한 부동산 자산 가치만큼의 평가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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