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인구 340만명의 톄링시(鐵嶺市)는 중국 동북지방 경제의 중심인 랴오닝성(遼寧省)에 위치해 있다. 2000년대 들어 진행한 신도시 개발정책에 따라 톄링시는 초고층 빌딩과 대규모 아파트단지, 산업공단 등을 건설했다. 그런데 이런 화려한 시설을 갖춘 톄링시에는 정작 사람과 차를 찾아보기 힘들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열안한 인프라 등으로 인해 사람들은 오히려 도시를 떠나고 있다. 겉모습은 그럴듯하지만 사람은 살지 않는 이른바 '유령도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도시화 정책에 따라 많은 지방도시들이 앞 다퉈 신도시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이로 인해 유령도시 숫자가 늘어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톄링시는 중국 동북지방 인구 분산을 위한 랴오닝성의 위성도시 건설 계획에 따라 지난 2005년 수십억달러를 들여 신도시개발계획을 건설했다. 18만여 세대의 고층 아파트 단지 건설, 교통정비, 산업시설 확충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도시개발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2009년 UN의 지속가능성장 프로젝트인 UN헤비타트로부터 '계획도시의 선두주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신도시가 완공되자 상황은 급변했다. 수만채의 주택과 사무실은 90%가 공실로 남아있다. 부동산 가격은 급등했고 2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조성될 것이라고 예상됐던 산업단지에는 단 두 곳의 기업만이 입주했다. 아파트는 들어섰지만 학교와 같은 교육시설과 마트나 병원 등 편의시설도 부족하다. 톄링시는 새롭게 조성된 신도시에 시청사를 이전하며 공무원들의 도심 이주를 독려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이사오는 것을 꺼리고 있다.

중국의 유령도시는 톈진시 뿐만이 아니다.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오르도스(鄂爾多斯), 하남성(河南省)의 정저우(鄭州), 장쑤성(江蘇省) 창저우(常州)의 우진(武進) 등 알려진 곳들만 수십곳이 넘는다.


크레디트스위의 보고서에 따르면 287곳의 중국 지방도시들 중 3분의 2는 실제 거주하는 사람수가 등록된 주민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방정부들이 신도시를 건설해 인구 유입을 독려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도시를 떠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중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시화 정책의 부작용이란 분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중국의 도시화율은 51%로 전 세계 평균을 밑돌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도시화 속도는 빠르게 진행중이다. 2030년까지 3억명이 도시로 더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도시화율을 6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40조위안(약 7262조원)도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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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그러나 무분별한 도시화는 공급과잉과 물가급등, 도시빈민촌 생성, 환경오염 등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중앙 정부는 도시의 성장률과 고정자산투자, 투자 유치와 같은 수치로 지방정부의 실적을 평가한다. 이런 시스템은 지방정부의 출혈경쟁을 심화시키고 외형 늘리기 식의 도시확장 정책을 낳고 있다. 15조원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가 중국 경제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두 진송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지방도시들이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도시 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과잉공급과 부동산 가격 급등 등의 부작용이 심각하다"며 "이런 이유로 오히려 사람들은 도시를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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