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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네팔·인도 이어 제주에 '희망의 책' 전하는 오지탐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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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책마을 십만대권' 단장, 김형욱 사진작가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제주 강정마을을 책마을로 만들자'는 '강정책마을 십만대권 프로젝트'가 40일째를 맞았다. 지난 달 1일 시작한 이번 프로젝트는 100일 동안 10만권의 책을 모으고, 이렇게 모은 책을 인천항에서 배를 통해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로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군기지 문제로 상처투성이가 된 강정마을을 책을 통해 소통하고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보자는 취지도 있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열흘 남짓 만에 5000여권의 책이 모아졌고, 최근까지 일주일에 150~200권 가량의 책이 들어오고 있다. 디데이(D-day)인 9월 초까지 10만권이라는 목표치에 도달하려면 더 많은 사람들의 협조가 필요한 상태다.
'강정책마을 십만대권' 프로젝트의 단장을 맡은 김형욱 사진작가(사진)는 2006년 자전거로 실크로드 8000km를 횡단한 오지탐험가이기도 하다. 인도와 파키스탄, 네팔 등 오지마을에 1000개의 영어책 도서관을 짓는 활동도 하고 있다. 그러던 그가 이번에는 제주 강정으로 눈을 돌린 것은 어떤 계기에서일까.

"네팔, 캄보디아 등에 6년째 혼자 23개의 도서관을 만들어놓았다. 이런 과정에서 책이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어떻게 만들어 주는지 생생하게 느끼게 됐다. 제주 강정마을에도 육지에서 사람들이 에너지를 모아 전달하면 어떨까 고민하다 시작했다. 그 아름다운 마을 곳곳에 책이 있는 풍경을 상상하니 너무 예쁜 그림이 나왔다."

소식을 듣고 책 기부에 동참한 사람들은 대부분이 일반 소시민들이다. 해외에서도 교민들이 책을 보내주기도 했다. 단 아무 책이나 기부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준은 "내가 이 책을 선물 받았다고 생각했을 때, 기분 좋은 책"이다. 김 작가는 "특히 이 책들이 강정에 사는 아이들이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믿는다. 프로젝트의 부제를 '10만의 책, 1000만의 꿈'이라고 지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정치적, 이념적이라는 이유로 기부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책은 이 모든 것을 뛰어넘는다.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책이라는 것이 언제, 어떻게 희망으로 바뀔지 모르는 일이다. 주민들도 아직 마을에 책이 왔을 때 어떤 그림이 펼쳐질지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는데, 좋은 책을 이웃끼리 나눠보는 과정에서 분명 지금보다 더 소통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프로젝트에 동참한 것은 김 작가만이 아니다. 현재 100여명의 문화예술인들이 주도해 전국 각지에서 택배와 방문접수를 통해 책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돈이나 음식, 생활용품을 기부할 수도 있는데 왜 책을 선택한 것일까. 김 작가는 네팔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네팔은 바다가 없는 마을이다. 아이들은 전기, 엘리베이터라는 것도 모르고 산다. 그곳 주민들은 불편하면서도 멋스러운 삶을 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교육에 대한 걱정도 가지고 있다. 책을 통해서라면 더 많은 세상에 대해 알 수 있게 된다. 내가 이미 읽은 책들이 다른 사람에게 유용한 것이 될 수 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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