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하나高 '특별전형' 딜레마
정부가 금융회사 공익법인 자금지원 허용했지만…임직원 특별전형 유지땐 지원 못해, 전형 폐지도 고민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하나고등학교 지원과 관련 다시 한번 딜레마에 빠졌다. 하나금융이 설립한 자립형 사립고에 대한 임직원 특별전형을 폐지하느냐, 하나고 출연을 중단하느냐는 고민에 빠진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3일 "특별전형과 출연을 놓고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하나금융에서 출연을 안해도 하나고 운영에는 문제가 없지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금융회사의 계열 공익법인 지원을 허용하는 법 시행령 개정안이 2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하나고에 대한 출연이 가능해졌다. 현행 은행법ㆍ보험법ㆍ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안의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단서조항이 하나금융의 발목을 잡았다. 출연회사 임직원 우대 등 대가성 출연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현재 하나고 신입생 200명 가운데 40명(20%)은 하나금융 임직원 자녀들에 대한 특별전형으로 뽑고 있다. 지금처럼 특별전형을 실시할 경우 하나고에 대한 출연을 할 수 없다.
하나금융이 당장 특별전형을 폐지한다고 해도 고민은 남아 있다. 올해 이 전형으로 하나고에 입학한 하나금융 임직원들의 자녀들이 졸업하는 2016년 2월까지는 하나고에 출연을 할 수 없다. 또 특별전형을 폐지했을 때 향후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하나금융 임직원들의 불만도 생길 수 있다.
하나고에 대한 출연 중단을 선택하는 일도 쉽지 않다. 하나고는 하나금융그룹이 2010년 설립한 자립형 사립학교다. 하나금융의 사회공헌활동 가운데 큰 축인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올해 첫 졸업생들 가운데 절반 이상을 소위 SKY(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에 진학시키면서 신흥명문고로 급부상했다. 하나고등학교가 선진교육모델로 정착되고 글로벌 인재육성의 산실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하나금융의 자금 지원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나금융은 그동안 자회사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해 하나고 출연을 추진해왔다. 하나은행은 2009년 10월 이후 하나고를 운영하는 하나학원에 337억원을 무상 출연했다. 외환은행도 지난해 하나고에 257억원을 출연하려했지만 은행법 위반 소지가 있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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