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아일랜드 구제금융을 주도한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앵글로 아이리시 뱅크(AIB) 임원들의 손실액 은폐 의혹에 대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의 극치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기자회견에서 "이들 은행가들의 태도는 매일 생계를 꾸려나가는 일반인들에게 도저히 참을 수 없은 행동"이라며 "민주주의를 훼손한 이들을 경멸한다"고 비판했다.

아일랜드의 일간 인디펜던트는 지난 2008년 아일랜드 앵글로아이리시뱅크의 전직 임원들이 구제금융을 요청하면서 손실액을 은폐한 사실이 담긴 전화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공개된 대화에서 AIB의 존 보우 자본시장 담당이사와 피터 피츠제럴드 소매금융이사는 정부를 안심시키기 위해 300억 유로에 달하는 은행 손실액을 일부러 70억 유로로 줄여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는 얘기를 자랑스럽게 늘어놓았다.

대화 중간에 등장하는 또 다른 경영진은 나치 시대 독일국가인 '독일이여 영원하라'(Deutschland ueber Alles)를 부르기도 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EU와 함께 아일랜드 구제금융에 적극적인 역할을 한 독일을 비아냥거린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AIB는 1990~2000년대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수십억 유로를 대출해줘 아일랜드 주택시장의 거품을 조성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당시 AIB에는 300억 유로(44조6천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으나 은행이 이를 상환하지 못해 2009년 국유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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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엔다 케니 총리는 "당시 은행 고위 임원들의 거만하고 오만불손한 행동을 보여준다"며 메르켈의 발언에 동의했다.


그는 통화내용이 공개되자 의회가 전면조사에 나설 것이라면서 아일랜드를 파산위기로 몰고간 AIB 구제금융 허용 배경을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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