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 충당금 적립 막막
내달부터 은행수준 강화…순익 10% 이상 크게 줄어 울상
[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저희는 전적으로 이자수익에 기대 운영을 하는데 요즘은 수익성이 뚝뚝 떨어지고 있어요. 은행처럼 외환거래를 하거나 신용카드로 돈을 벌 수도 없는 구조인데 채권의 건전성 기준만 높이는 건 역차별 아닌가요?"
상호금융업계가 뿔났다. 하반기부터 은행 수준으로 강화되는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두고 볼멘소리가 터져나온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새로운 상호금융업감독규정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달라진 규정을 적용하면, 상호금융도 자산건전성 분류 기준과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높여 은행과 동일한 수준의 건전성 기준을 맞춰야 한다. 단계적으로 실시한다는 단서가 붙어있지만, 당장 순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게 상호금융권의 주장이다.
한 상호금융회사에 관계자는 "새로운 규정이 적용되면 관련 업계가 올해는 800억원, 2015년까지 총 2500억원 남짓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액수를 따져보지는 않았지만 10%이상의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채권의 건전성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분류한다. 현재까지 상호금융회사들은 은행보다 최소 2개월에서 6개월 정도 느슨한 건전성 기준을 적용받아왔다.
예를 들어 은행권에서는 1개월 미만 연체 채권에 대해서만 '정상'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상호금융권에서는 3개월 미만 연체 채권까지 '정상'이다. 7월부터 새 규정이 적용되면, 상호금융권에서도 2개월미만 연체 채권만 '정상' 등급이 된다. 2014년 7월까지는 은행권과 동일한 수준으로 건전성 기준이 강화된다.
이렇게되면 충당금 적립 비율도 달라진다. 정상 채권에 대해 은행권은 1.0%, 상호금융권은 0.5%를 충당금으로 적립하게 돼있는데 정상 채권의 비율이 줄면, 보다 높은 비율의 적립금을 충당해야 하는 부실 채권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채권에 적용하는 대손충담금 적립기준도 순차적으로 은행권과 같은 수준으로 맞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지금까지는 상호금융권이 10분의 1에서 2분의 1수준의 적립률을 적용해왔으나 2015년까지 은행권과 같은 수준이 된다.
한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상호금융업권은 예대마진으로만 수익을 얻는 구조인데 예대율마저 80%로 제한돼 있다"면서 "건전성을 강화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금융감독당국이 권리는 확대하지 않고 의무만 늘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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