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이귀남 전 법무부 장관의 오리온 그룹 '취업'을 두고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의 비자금 수사가 한창일 당시 검찰 최고감독자였던 이 전 장관이 공직에서 물러난 지 1년만에 오리온그룹에 둥지를 튼 것에 대해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과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으로 엇갈리고 있다.


21일 오리온그룹 등에 따르면 이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이 회사의 상근 고문으로 영입돼 현재 비상근 고문으로 재직하고 있다.

문제는 이 전 장관이 2009년 9월부터 2011년 8월까지 법무부장관으로 있던 2011년 서울중앙지검이 오리온그룹의 비자금을 수사했다는 점이다. 같은해 6월 검찰은 거액 회사자금을 빼돌리고 이를 마음대로 써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담 회장을 구속기소했다.


이 전 장관이 오리온그룹으로 영입되기 직전 서울중앙지검은 다시 담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조경민 전 사장을 수사했다. 당시 조 전 사장의 비자금이 오리온그룹 차원에서 조성된 것인지 여부도 주목받았으나 검찰은 사실상 조 전 사장의 개인비리로 결론냈다. 1심 법원은 나아가 증거 부족을 이유로 비자금 조성 혐의는 무죄라고 봤다.

이 전 장관의 행태에 대해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어 보이며 구체적인 수사에 관여할 수 없는 일반지휘권만 갖는 장관 자리에 한두 해 있었다고 문제 삼기엔 재취업 범위를 너무 제한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히려 변호사로 개업해 후배들 눈치 보이게 하는 경우보다는 나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김도형 사무총장은 "수사 당시 법무부장관까지 지낸 분이 해당 기업에 취업한다는 것은 위법성 여부를 떠나 부적절한 것"이라면서 "직업선택의 자유를 떠나 검찰 수장이셨던 분이 취한 행보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전 장관이 고위공직자의 민간기업 취업 제한을 강화한 개정 공직자윤리법 시행을 피해간 대목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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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윤리법 가운데 퇴직공직자의 사기업체 취업제한 규정은 이 전 장관 퇴임 직전인 2011년 7월 29일 전문 개정됐다. 개정법에 따르면 사기업이 당사자이거나 직접적 이해관계를 갖는 사건의 수사 및 심리ㆍ심판과 관계되는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근무한 고위공직자는 퇴직일부터 2년간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이 없으면 해당 기업에 취업할 수 없다.


이 때 '취업'의 기준은 직위나 직책을 불문하고 업무처리나 조언ㆍ자문 등 지원을 하고 업체로부터 주기적으로 그 대가를 받으면 해당되는 것으로 돼 있다. 이 전 장관은 그러나 개정법이 시행된 2011년 10월 30일로부터 두달 전 자리에서 물러나 적용대상이 아니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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