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빙하기 오자 출고가 인하 바람···제조사, 출고가 관련 통신사 탓 멈춰야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정부의 보조금 단속이 심화될 때 스마트폰 신제품 출고가를 기존 제품보다 10만원씩 낮추거나 이 같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까지 통신사와 제조사는 출고가를 높게 잡고 공급가와 출고가의 차액을 마케팅 비용으로 활용해왔다. 높은 출고가와 관련해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였지만 차액이 높을수록 마케팅 비용 투입과 관련해 운신의 폭이 넓기 때문에 양측의 이해가 모두 맞아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요금 인하 압박을 받는 통신사의 경우 통신료에 포함되는 단말기 할부금 때문에 출고가 인하를 바라는 측면도 있다"며 "한 때 국내 휴대폰 시장 월별 점유율이 75%까지 올라가는 등 삼성전자가 '슈퍼을(乙)'이 된 상황에서 통신사 탓만 하는 것은 핑계"라고 말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 2 출고가가 심리적 한계선인 100만원을 넘어간 것도 통신사보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고가는 LG전자, 팬택 제품 출고가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민감하게 받아들여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011'이 아닌 '갤럭시, 옵티머스, 베가' 브랜드를 보고 휴대폰을 사는 시대로 출고가와 관련해 제조사의 일방적인 책임 떠넘기기는 옳지 않다"며 "제조사 판매 장려금 규제가 1위 제조사에게 유리할 수 있지만 시장이 과열될 경우 통신사 뿐 아니라 제조사까지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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