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행사, 이젠 그냥 공짜로 안준다, 왜?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참깨빵 위에 순쇠고기 패티 두장" 사물함 뒤에서 여고생 2명이 차례로 노래를 부르며 방석 4장을 꺼내더니 햄버거 빵과 패티를 다루듯 노래에 맞춰 척척 쌓아올린다. 나머지 2명의 여고생이 뒤이어 머리를 내밀더니 그 위에 노란색ㆍ연두색 무릎담요와 흰 가디건을 얹으며 "양상추~치즈, 피클에 양파까~지"를 외치며 빅맥송을 마무리한다.
#한 젊은남성이 롯데리아 매장에서 난데없이 카운터를 내리치며 큰 소리로 외친다. "롯데리아 가면 뭐하겠노~소고기로 만든 불고기버거 사묵겠지!" 뜬금없이 일어난 상황이지만 매 장 남자 직원의 표정이 더 압권이다. 천연덕스럽게 무표정으로 일관하며 말한다.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최근 햄버거업계에서 '공짜'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버거킹은 와퍼1+1 행사를 하고 있고 롯데리아는 지난 1일 만우절날 공짜 이벤트를 벌였다. 맥도날드도 이보다 일주일 앞서 매 장에서 빅맥송을 부른 고객에게 빅맥 햄버거를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무조건 공짜는 아니다. 올해 무료 햄버거 이벤트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고객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선착순 무료' 등을 통해 무료로 제공할 수 있지만 이보다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며 함께 브랜드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지난 1일 진행한 만우절 공짜 버거 이벤트에 7100명이 참가했다.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이벤트 포스터가 붙어있는 매장을 방문, 카운터 앞에서 미션 지령을 외치면 직원이 응답한 후 불고기버거를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였다. KBS 개그콘서트의 유행어이자 롯데리아 광고 카피를 외치면 매장 직원이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라고 화답 후 불고기버거를 증정하는 것. 108개 제한된 매장에서 5시간 동안 이뤄진 이 행사에 매장당 평균 65~70명씩 왔다.
이보다 일주일 앞서 맥도날드가 진행한 '빅맥송' 이벤트에는 25일 단 하루 행사에 전국에서 3만6000명이 몰렸다. 매장 카운터 앞에서 빅맥송 완곡을 부르면 빅맥 단품을 무료로 증 정하는 행사였다. 학생들부터 주부, 할머니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경찰, 전문 아카펠라 그룹 등 여러 직업군의 참여자들이 줄지어 참여했다. 또한 고무장갑부터 인형탈까지 써가 며 고객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갔다. '버거 하나 먹으려고 저렇게까지 하나' 싶을 정도. 빅맥 단품 가격이 3900원임을 상기할 때 이날 무료로 나간 빅맥은 총 1억4000만원어치에 달했다.
버거킹은 지난달 27일부터 와퍼 하나를 사면 한 개 더 주는 1+1 행사를 한다. 그러나 단순한 '덤'행사가 아니다. 당장 추가 와퍼가 필요하지 않은 고객들에게 키핑쿠폰을 증정, 이벤트 기간 내 언제라도 키핑해놓았던 와퍼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바(bar)에서 고가의 양주나 사케를 다 못마시고 남길 때 키핑해두는 것처럼 버거도 매장에 킵(keep)해 놓도록 한 것. 이색 아이디어에 매장 방문객은 일주일새 25% 이상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은 가장 고객접점에 가까운 분야"라면서 "이같은 이벤트들이 예상 외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온ㆍ오프라인으로 이색 경험을 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창피하다며 소극적이었는데 올해는 매우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점차 '재미'를 추구하는 등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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