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들의 생생한 이야기 녹음해 10권으로 정리 출간..'시집살이 이야기 집성'

전국 할머니 200명 눈물보따리 풀게 한 신동흔 건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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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아내이자 엄마로, 여성이자 한 인간으로 고난과 인내의 세월을 살아온 우리네 할머니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집대성한 자료집이 발간됐다.


신동흔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사진)가 이끄는 '구비문학과 고전문학' 연구팀이 전국 각지의 할머니들을 만나 직접 녹음 채록한 '시집살이 이야기 집성'이 바로 그것이다. 총 10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여성들의 증언과 생생한 이야기를 담은 '삶의 문학'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신동흔 교수는 오랫동안 구비문학과 고전문학 연구에 전념해 온 학자로, 이번에는 23명의 연구자와 함께 '시집살이 이야기 집성'에 나섰다. 전국에서 만난 200여명의 할머니 중 재밌고 의미있는 사연을 가진 109명을 추려내고, 다시 사연의 유형에 따라 주제별로 총 10권으로 나눴다.


신 교수는 "할머니들은 모두 살아있는 철학자였으며, 각 이야기 하나하나가 우리 생활사와 여성사의 산 자료가 될 거라고 믿는다"며 "답사와 채록 정리의 실무를 맡은 젊은 연구자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신 교수팀은 할머니들의 구술내용을 시집살이 내용으로 한정하지 않고, 시집생활을 축으로 삼아 여성의 생애 체험을 포괄하는 형태로 자료 조사를 수행했다. 구비문학 외에도 민속과 생활사, 여성사, 사회사 등의 여러 연구 분야에서 널리 기초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할머니들이 들려준 이야기들은 남편 때문에 고난과 설움을 겪은 사연, 시댁 식구에 얽힌 사연, 가난한 살림살이에 고생한 사연, 6·25와 제주 4·3 사건을 비롯한 역사적 사건에 얽힌 기억 등 기막히고도 눈물나는 사연이 많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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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머리말에서 신 교수는 "겉으로 보기에 평범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거기 그들이 있는지조차 잘 눈에 띄지 않던 주름진 할머니들의 입에서 마음을 흔드는 삶의 언어들이 흘러나올 때, 우리들은 그 앞에서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신 교수는 "이 자료집을 통해 설화와 같은 허구적 담화와 사실적 담화를 아울러 구술담화 체계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기초 자료의 한 축이 비로소 갖춰진 것"이라며 "앞으로 구술담화에 대한 문학적 연구의 새롭고 의미 있는 확장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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