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최근 인도네시아 열도를 발칵 뒤집은 사건이 발생했다. 집권 민주당의 아나스 우르바닝룸 총재가 부패사건에 휘말린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부패사건 전담 기관인 부패위원회(KPK)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우르바닝룸 총재가 뇌물을 받고 정부 발주 건설 사업에서 국영 건설사 등이 수주할 수 있도록 영향력까지 행사한 증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주간지 이코미스트는 인도네시아 집권당이 연루된 이번 부패사건은 인도네시아 경제의 발목을 잡는 후진 정치의 단적인 예라고 최근 소개했다.


인도네시아는 부정부패가 만연한 국가로 손꼽힌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TI)가 평가한 부패지수에서 인도네시아는 176개 국가 가운데 118위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경제는 그나마 아직 견고하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6.2%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6.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과 기업들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어 경기회생 차원에서 새로운 공장과 인프라 투자를 늘렸다. 현재 투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33%에 이른다. 건설기계 및 장비 수입은 연간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투자 주도 경제활성화 정책은 이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효자 상품인 지하자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수출이 대폭 줄었다. 반면 상품 수입은 크게 늘어 2011년 260억달러(약 28조1840억원) 규모의 무역흑자가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경상수지도 마찬가지다. 14년 동안 흑자 행진을 기록하다 지난해 적자로 반전된 것이다. 이는 최근 강세를 보인 루피아 환율에도 악재가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치다. 무역수지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보호무역주의로 정책 방향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자국 광산을 현지인들만 소유하도록 조치했다. 이에 많은 외국인 광산업체가 지분을 내놓아야 할 판이다. 외국 광산업체에 부과하는 개발 로열티도 인상했다.


지난 1월 미국 정부는 인도네시아 정부를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육류ㆍ과일ㆍ채소 수입 업체의 자격을 대폭 강화한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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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가 보호무역주의로 돌아선 시기는 별로 안 좋았다. 경상수지가 적자일 때 도로ㆍ항만ㆍ전력시설 같은 인프라 사업 확대에 외국인 돈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같은 때 정부가 투자의 길을 막아버린 셈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네시아 정치권이 경상수지에 대해 걱정한다면 유류세 보조금 등 선심성 보조금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간 400억달러에 이르는 유류세 보조금만 폐지해도 내수시장 투자 여력이 생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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