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인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브리핑 룸에서 김용준 인수위원장을 통해 아직 공개되지 않았던 11개 부처 장관 내정자를 모두 발표했다. 박 당선인은 경제분야 컨트롤 타워를 하게될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에 현오석 현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을, 신성장동력 육성ㆍ일자리창출을 맡게 될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김종훈 현 알카텔 루즌트 벨 연구소 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박 당선인은 이에 앞서 지난 12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 내정자,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 황교안 법무부장관 내정자, 서남수 교육부 장관 내정자,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내정자, 류진룡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내정자 등 6개 부처 인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박 당선인은 정부조직개편안에 포함된 17개 부처 내각 인선을 다 마쳤다.
현실적으로도 기존 부처 외에 기능 재편ㆍ명칭 변경이 있는 부처들은 정부조직개편안이 통과되기 전에 장관 후보자가 내정될 경우 인사청문회 준비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예컨대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의 경우 장관 내정자를 보필해 청문회를 준비할 인력이 현재로선 전무한 상태다.
이와 관련 박 당선인이 지난달 말 국회에 제출한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르면 총 17개 부처 중 기능 재편이나 명칭 변경이 존재하는 부서가 무려 10개이며, 기능 재편이나 명칭 변경이 없는 부처는 통일부, 법무부, 국방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등 7개뿐이다.
박 당선인이 이처럼 무리를 하면서까지 장관 인선을 마무리한 것은 우선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새 정부 출범을 일주일 가량 앞두고 북한 3차핵실험ㆍ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급박한 외교 안보 상황까지 발생했지만, 아직까지 청와대 인선ㆍ정부 조각이 마무리 되지 않아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마음을 장관 인선 마무리를 통해 달래려 했다는 것이다.
또 미래창조과학부 기능 등 정부조직개편안 일부 내용에 반대하는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도 있다. 새 정부의 순조로운 출발에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한다는 국민들의 여론을 고조시켜 야당 측으로 하여금 국회 통과에 협조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무리수'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야당의 반발이 더 거세져 장작불에 기름 끼얹은 꼴이 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당장 야당은 "심히 유감스럽다"면서 정부조직개편안 협상과 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더 까다롭게 굴 것을 예고하고 나섰다.
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장관 인선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의 여지를 없애려는 건지, 야당에게 백기를 들라는 것인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고 착잡하다"며 "대입 전형을 열심히 하는데 합격자부터 발표하는 웃지 못할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또 "앞으로 총리ㆍ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사실을 근거로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도덕성을 가졌는지 검증하겠다"며 철저한 검증을 다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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