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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밑가시]<2>"대기업, 5만원에 옷 받아가 20만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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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 의류업체의 눈물…업체선정도 제멋대로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납품가격이 5만원 정도라면, 대기업은 이걸 받아가서 백화점에서 20만원에 팝니다. 그러다 보니까 생산자들은 매번 죽을 맛이죠. 생산업체들에게 대기업이 적정선의 마진을 보장해줘야 합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의류업계의 '손톱 밑 가시'를 고발한 의류업체 관계자 A씨는 3일 인터뷰에서 의류 대기업들의 횡포를 고발했다. A씨는 '실명으로 인터뷰가 나가면 업체에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른다'며 한사코 익명을 요구했다.
의류업계의 가장 시급한 손톱 밑 가시는 대기업의 불공정거래로 인한 영세업체의 마진 하락이다. 예를 들어 대기업이 B사에 옷 샘플 제작을 맡기고 가격까지 정해놨는데 C사에서 더욱 저렴한 가격에 옷을 공급한다고 제안하면 아예 계약 자체를 없던 것으로 해 버린다는 것. B사는 납품계약이 무위로 돌아간 것은 물론, 샘플 제작과 재료값도 건지지 못하게 된 셈이다. A씨는 "대기업들이 100만원~200만원을 아끼려 상도의를 어기고 다른 업체로 발주를 바꿔 버린다"고 말했다.

또 계약이 성사된다 해도 샘플과 관련된 비용을 원가 계산에 반영해주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A씨는 "사전에 협상을 끝내고 최종 결정(컨펌)과정에서 사양이 벼경되거나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했더라도 원가에 반영되지 않는 일이 허다하다"며 "생산업체가 자체 책정한 원가 이하의 납품을 강요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거래업체를 정해주는 관행도 문제로 지적됐다. A씨는 "원사는 어디 것을 쓰고, 부자재는 이런 것을 쓰라고 대기업에서 지정해 주는데, 대기업들이 제시한 업체가 최저가를 제공하지 않아 비용이 더 든다"며 "품질관리 때문이 아니라 대기업이 유리한 쪽으로 거래를 끌고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런 식으로 영세업체에 비용을 전가하면서도 제대로 된 댓가를 지급하는 대기업은 많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실제 생산마진은 8~13% 수준인데 부족한 수준이므로 적정 마진이 보장되어야 한다"며 "2000년도 마진은 16~20%로 보장했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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