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내라 Y] '힐링바람' 탄 창업이 뜬다
청년창업 시리즈 5. 지친 현대인을 위한 치료, '힐링'
-도서·문화·푸드·여행 등 '정신적 치유'는 필수테마
-차별화된 아이디어 접목 땐 서비스 산업으로 유망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힐링캠프'라는 한 지상파 방송사 TV프로그램은 힐링이라는 말을 익숙하게 했다. 자극적이고 독한 토크쇼가 아닌, 탁 트인 초록 자연에서 펼치는 진실한 대화는 대선주자들도 선뜻 출연할 만큼 공감대를 형성하며 인기를 모았다.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서점가에도 몇년 전부터 힐링열풍을 불고 있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법륜 스님의 '방황해도 괜찮아', 고은광순의 '시골 한의사 고은광순의 힐링' 등 힐링코드를 접목한 책들이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우리사회는 왜 이토록 힐링에 목말라 하고 있을까. 지표가 보여주는 답은 명쾌하다. 꿈과 희망을 쫓아 앞만 보고 달렸지만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해 꼴찌 수준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사회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4.2점에 그쳤다. OECD 가입 34개국 중 32위다. 자살률 1위, 저출산율 1위, 청소년행복지수 꼴찌 등 수치가 여기저기 보인다. 마음의 치료가 간절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취업포털 커리어 조사결과에서도 힐링의 의미를 '치료나 치유'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52.9%였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 역시 51.7%가 힐링의 필요성을 인정했고, 59%가 '정신적 치유'를 힐링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의미로 꼽았다.
현대인들이 힐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이 힐링은 새로운 사업영역이 됐다. 힐링팝, 힐링투어, 힐링푸드, 힐링카페, 힐링게임 등이 속속 등장했다. 청년창업자에게는 더 없는 기회의 땅인 셈이다.
힐링이 새로운 산업 트렌드로 자리하면서 특허 출원중이거나 등록된 힐링 브랜드도 크게 늘었다. 특허청에 따르면 힐링 관련 브랜드 특허 출원 건수는 지난 2008년 26건에서 2011년 72건으로, 지난해 7월말 기준으로 86건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힐링창업의 일례로 방송인 김제동씨가 희망한다는 '숲 해설가'를 들 수 있다. 나무와 숲, 물과 계곡, 흙과 길, 숲의 향, 새소리와 자연의 울림 등 모든 것이 그대로 치료 도구가 되고 있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들까지 힐링 테마 여행에 가세하면서 산림청이 오는 2017년까지 '치유의 숲' 34개를 조성할 계획까지 내놓았다.
힐링투어와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은 이미 현대인 위로와 치유를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2008년 9만2964명이던 내국인 참가자는 지난해 18만8000명으로 2배나 증가했다. 명상이나 심리 전문가도 정신치유 측면에서 뜨고 있는 분야다.
명상이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불안 및 우울 감정까지도 개선시킨다는 점은 과학적으로 밝혀졌다. 관광지를 설명하는 일반 가이드대신 심리 치료 전문가와 함께하는 여행상품도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트레킹, 휴양림 체험 등 모아 힐링 여행이라 이름 붙여 판매하고 있다.
사찰음식 역시 이미 힐링의 대명사가 됐다. 요식업계에서 사찰음식을 전면에 내세워 '느린 음식'을 힐링 푸드로 강조할 정도다. 대구테크노파크 바이오헬스융합센터, 경북대학교 농생명과학대학 등과 함께 힐링 푸드 사업을 하고 있다.
국과 현미밥에 밑반찬으로 저염 김치ㆍ샐러드ㆍ생선ㆍ두부 네 가지를 내놓는 단출한 건강 식단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일반인들을 위한 몸 균형을 찾아주는 식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힐링 화장품도 인기다. 차앤박(CNP)화장품은 고농축 영양 앰풀인 '프로폴리스에너지 앰풀'이 자사 제품 중 최고 매출을 기록하자 연이어 '뮤제너 힐링 앰풀' 등을 출시하며 힐링 시리즈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기술을 더해 탄생한 아이디어 힐링 상품도 있다. 중소기업이 개발한 산소캡슐이 대표적인 예다. 소비자들이 산소 캡슐 안에 들어가 고순도 산소 혼합 가스를 마실 수 있다. 30분가량 산소 수면하면 뇌에 산소 공급이 늘어나 두통이 완화되고 능률 향상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스포츠 선수들이 경기 후 빠른 회복을 위해 산소 캡슐은 애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힐링 산업은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 피로와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들이 자신의 신체적ㆍ심리적 치료를 위해 지갑을 여는 데 주저함이 없어지고 있다.
현재 힐링 서비스는 고가 위주로 제공되고 있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여러가지 상품과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어 얼마 지나지 않아 저렴하고 단시간내에 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힐링에 관한 사회적인 관심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하늘숲 상담센터 박경미 상담사는 "프로그램 자체가 예전에 비해 많아진 것은 사실하지만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심각한 문제가 아닐 경우에는 영화, 독서, 강연 등 1∼2번의 힐링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깊이 있는 상담과 자기통찰 등 전문가에 의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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