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스 살리고 본인도 명예회복?..오는 1일 시어스 홀딩스 CEO 취임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한때 '제2의 워런 버핏'으로 추앙받던 에드워드 램퍼트 ESL 인베스트먼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51·사진)가 자신이 '미다스의 손'임을 다시 입증할 수 있을까.


램퍼트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미국 대형 소매 유통업체 시어스 홀딩스의 CEO로 다음 달 1일 취임한다. 그가 소유한 헤지펀드 ESL은 시어스 지분 56.2%를 갖고 있다.

<출처: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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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퍼트는 시어스의 산파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2003년 파산보호 상태에서 벗어난 K마트를 인수하고 2004년 119억달러에 상당하는 K마트와 시어스로벅의 합병도 이끌어냈다. 미 제3의 유통업체 시어스가 탄생한 것이다.


램퍼트는 유대인으로 1984년 예일 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곧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인턴으로 일하기 시작해 1988년 2월까지 몸담았다. 그는 골드만삭스에서 훗날 미 재무장관에 오르는 로버트 루빈과 함께 일했다. 루빈은 램퍼트가 골드만삭스를 나갈 것이라고 하자 이력에 좋지 못한 결정이라며 만류하기도 했다.

1988년 골드만삭스를 떠난 램퍼트는 같은 해 4월 ESL을 설립했다. ESL은 자기 이름 'Edward S. Lampert'에서 첫 철자를 따 지은 것이다.


그는 기업가치를 중시하는 워런 버핏식 투자로 승승장구했다. ESL은 1997년 자동차 부품 소매업체 오토존의 지분 26.8%를 인수했다. 오토존 주가는 이후 7년 만에 320% 상승했다. 2004년 헤지펀드 전문 잡지 알파에 따르면 램퍼트는 연간 10억달러 이상 벌어들인 최초의 헤지펀드 매니저였다.


K마트와 시어스로벅이 합쳐졌을 당시 미디어는 램퍼트를 버핏에 비교하며 찬사를 보냈다. 램퍼트가 버핏과 마찬가지로 기업 가치를 중시, 저평가된 주식에 장기 투자한다는 점에서 둘의 투자철학은 닮았다. 램퍼트도 버핏이 자신의 우상이자 롤모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시어스 홀딩스의 탄생으로 오히려 램퍼트의 삶은 꼬이고 말았다.


시어스의 동일 점포 매출은 6년 연속 줄고 있다. 시어스 매출은 이번 회계연도 3·4분기(2012년 8~10월)까지 276억달러(약 29조6562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15억달러 감소했다. 시어스는 이번 회계연도 3분기까지 손실 4억4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어스는 지난 7일(현지시간) 회계연도 4분기(2012년 11월~2013년 1월)에도 2억8000만~3억6000만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2011년 12월 시어스는 120개 매장 폐쇄 계획을 밝히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시어스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램퍼트에 대한 평도 뒤집혔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지난해 최악의 미 상장기업 회장 및 CEO 순위에서 램퍼트를 2위에 올려놓았다.


램퍼트의 재산도 줄었다. 포브스에 따르면 2006년 램퍼트의 순자산은 38억달러로 코네티컷주 최고 부자였다. 하지만 지난해 그의 순자산은 31억달러로 줄었다.


램퍼트는 시어즈의 이사회 의장으로 있으면서 그동안 투자에 너무 인색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런 그가 이제는 CEO까지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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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어스가 부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램퍼트가 그동안 CEO 직함만 없었지, 최대 주주로 시어스에서 전권을 행사해왔기 때문에 그가 CEO로 등극해봐야 달라질 게 별로 없다는 이야기다.


램퍼트는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기업의 CEO가 되는 것과 주주나 회장이 되는 것과는 매우 큰 차이가 있다"며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오토존과 오토내이션에서 오래도록 이사직을 유지하면서 자신이 소매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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