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올해 사람 안줄이고 내실경영 주력"
[새정부에 바란다-CEO100人 설문조사]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최대열 기자]국내 주요 기업들은 올해 경영기조를 대외 변수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경영체질을 개선하는 내실경영에 중점적으로 나설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부 출범에 대해서는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지만 국내외 경제,경영환경에서 불확실성이 높고 내수와 수출경기가 여전히 회복의 기미를 보이기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시기에 대해서도 올 4분기 전후를 예상했으며 투자계획도 작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았다.
기업들은 올해 사업환율을 예상환율보다 높게 잡아 최근의 환율하락이 이어질 경우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악화도 우려된다. 그러면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기아차로 대표되는 전자·자동차 투톱 체제가 올해에도 우리 경제의 성장을 주도해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경제가 지난해 12월 중 국내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 1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이 같이 나타났다.
◆64% 올 경영기조 내실추구형=올해 전반적 경영기조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64명이 내실추구형(수익성 강화)을 꼽았다. 이어 공격형(시장확대)과 수세형(위기관리)가 17명으로 나타났다. 대신 대량해고와 명예퇴직과 같은 군살빼기형(감량경영,2명)은 극소수에 불과해 기업들이 인원감축 대신 생산성과 효율성, 채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업경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같은 경영기조는 투자계획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작년 대비 투자계획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명이 2012년 수준을 예상했다. 올해보다 5%미만의 확대를 예상한 응답자는 14명 이었고 5%이상 확대하겠다는 응답자는 11명이었다. 5%이상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응답자는 12명이었다. 20%이상 축소하거나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3명이었다.
투자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 가량이 경기회복 수준에 맞춘 투자(47명)를 밝혔고 미래를 대비한 적극적인 투자(32명), 2012년 투자부진에 따른 보완성격(21명)의 순을 보였다.
◆올 경제 주도산업 전자 53명, 자동차 23명 순=CEO 10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3명은 올해 우리 경제를 이끌어갈 산업으로 전자를 꼽았다. 이어 자동차(23명), 반도체(15명), 화학(4명), 조선(3명) 건설(2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자와 자동차가 1,2위에 오른 것은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약진이 올해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작년에는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서 국내 설비투자가 줄었고 세계 경제부진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선과 철강업체들은 장기 불황으로 인해 지난해 매출감소를 겪었다. 그나마 전자와 자동차업계는 해외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선방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 등에 대응하기 위해 품질 경영으로 해외 판매 강화에 나섰다. 현대ㆍ기아차는 작년 1~11월 국내 생산 319만대 중 67%인 215만대를 해외에서 판매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3의 해외 열풍에 작년 1~3분기 누적 매출액이 145조44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3.2% 증가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작년 150만원을 돌파했고 올해 200만원을 넘게 제시한 증권사도 있다. 글로벌 경쟁사인 애플과 비교해서도 작년 8월 말 시가총액 비중이 애플의 26%에 불과했다가 주가 상승으로 최근에는 40%까지 올라섰다. 삼성전자의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비중(시총기준)도 18%대다.
공격경영에 나선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생산 및 판매목표를 741만대로 잡았다. 작년 목표치 대비 4%가량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가 침체기일수로 연구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을 성공비결로 꼽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M, 도요타, 혼다 등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은 연구개발 투자액을 일제히 줄인 반면, 유일하게 현대기아차만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증가시켰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에 맞추어 시스템 반도체에 집중한 결과,2008~2011년 사이 세계 반도체시장 점유율이 가장 큰 폭(42%)으로 상승했다.
◆경제회복 4분기 전후=경영자들은 내년 3분기를 전후해 우리 경제가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시점을 묻는 질문에 올 3분기(18명), 올 4분기(25명), 내년 1분기(16명)등으로 나타났다. CEO 10명중 6명은 최소한 올 4분기 전후에 경기가 반등조짐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러나 15명은 내년 2분기∼4분기를 예상했고 12명은 2015년 이후에나 경기가 바닥을 칠 것으로 보는 등 경제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전반적인 경제상황을 묻는 질문에서도 보수적인 응답이 많았다. 작년과 비슷할 것이다(39명)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다소 나아질 것(30명), 다소 어려워질것(27명)의 순이었다. 작년보다 나아질것(크게, 다소)은 31명, 작년보다 어려워질 것(크게, 다소)은 30명으로 팽팽했다.
◆환율 예측 불허...수출 채산성 악화우려=대표적인 외생변수인 환율에 대해서는 기업들마다 적지 않은 고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연간기준 사업환율(사업계획을 잡을 때 기준환율)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1040∼1080원대를 내다본 반면 40명가량은 1080원 이상을 예상했다.
올해 환율이 어느정도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질문에서도 28명은 1000원 미만을 예상한 반면 25명은 1040∼1060원대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7명은 1040원 미만을 예상했다.
전경련이 지난 12월 253개 수출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 수출 채산성 확보를 위한 적정 환율에 대해서 '1100~1150원'으로 응답한 기업들(46.7%)이 가장 많았다. 따라서 현재 환율 수준이 이어질 경우 수출 채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따라 수출채산성이 '올해보다 악화될 것'(52.0%)이라는 전망이 과반수를 넘어 '올해와 유사'(37.1%)하거나 '올해보다 개선될 것(10.9%)'이라는 예상보다 크게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원ㆍ엔 환율마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은 마케팅 강화, 품질 향상 등 비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정부는 리스크 관리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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