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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기부 인색한 스크루지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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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증권사들이 실적부진에 시달리면서 전반적으로 기부금 납부액을 작년보다 줄인 가운데 외국계 증권사가 상대적으로 기부에 더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일부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수백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기부금을 조금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1년(2011년 4월~2012년3월)동안 5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20개 증권사 가운데 기부금을 조금도 납부하지 않은 증권사는 메릴린치증권과 골드만삭스증권 두 곳 뿐이었다. 이들은 각각 623억원, 53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4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거두면서도 기부금은 지출하지 않았다.
외국계 증권사 중 가장 돈을 많이 벌었던 크레디트스위스증권도 인색하기로는 이들에 뒤지지 않았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작년 전체 증권사 중 7번째로 많은 155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기부금 150만원을 납부했다. 기부금 납부가 없었던 2개사를 제외하면 상위 20개사 중 가장 적은 금액이다. 영업이익대비 기부금 비중도 0.00097%로 0%에 가깝다.

영업이익 상위 20개사 중 크레디트스위스 다음으로 기부금 납부액이 적었던 곳도 대형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로 이들은 작년 1년간 300만원의 기부금을 납부했다. 모건스탠리는 5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또다른 글로벌 IB 제이피모간도 작년 8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500만원의 기부금을 납부하면서 모건스탠리와 어깨를 나란히했다.

이들의 인색함은 올해에도 여전했다. 작년 영업익 상위 20개사 중 유일하게 기부금을 내지 않았던 메릴린치와 골드만삭스는 올해 상반기에도 역시 기부금을 조금도 지출하지 않았다. 이들 외에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노무라금융투자, 모건스탠리, 도이치증권, 소시에떼제네랄(SG)증권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들 역시 모두 기부금을 조금도 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부금을 낸 외국계 증권사의 기부금 지출액 규모도 미미했다. 작년 1년간 500만원의 기부금을 지출한 제이피모간은 올해 상반기 이미 작년과 같은 500만원의 기부금을 냈다. 하지만 이는 이들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374억원)의 0.00038%에 불과하다. 크레디트스위스도 작년(150만원)대비 42배 이상 늘어난 6500만원의 기부금을 납부했지만 이 또한 영업이익대비 0.02% 수준의 금액이었다.

다만 골드만삭스증권의 경우 서울지점 손익계산서상 기부금 납부내역은 없지만 아시아태평양지역 골드만삭스 글로벌의 지원을 통해 꾸준히 국내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 관계자는 "올해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와 함께 여성 창업 지원에 나서고, 삼성서울병원 유방암환자 복귀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매년 수억원의 기부금을 납부하며 사회공헌 활동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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