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세탁기 '비명'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미국 상무부가 한국의 대우일렉트로닉스와 LG전자, 삼성전자 등 3개 회사의 세탁기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한국과 멕시코 세탁기 생산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제품을 공정 가격 이하로 덤핑 판매하고 있다며 한국과 멕시코에서 생산된 가정용 세탁기 제품에 대해 대규모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한국산 세탁기 제품은 미국에서 9.29%에서 최고 82.41% 싸게 판매되고 있으며 멕시코산 제품도 36.52~72.41% 낮게 가격이 책정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상무부가 고시한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는 대우일렉트로닉스가 82.41%로 가장 높았으며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각각 13.02%와 9.29%였다.

상무부는 불공정 무역 관행을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정부 보조금 지급분을 상쇄하기 위해 한국산 세탁기 제품에 0.01~72.30%의 상계관세율도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업체별 상계관세율은 대우일렉트로닉스가 72.30%였으며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각각 0.01%와 1.85%를 적용 받았다.

하지만 반덤핑 관세 및 보조금 상계관세가 실제로 부과되려면 내년 2월1일로 예정된 국제무역위원회(ITC) 회의에서 미국 내 관련 산업이 실제로 피해를 봤다는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3월에도 한국산 냉장고 등에 대해 최종 덤핑판정을 내리고 관세율을 고시했지만 ITC가 이를 기각해서 관세 부과가 무산된 바 있다.

미국 상무부의 이같은 관세 부과 시도는 지난해 말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한국 업체들을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월풀은 한국 전자업체들에게 밀려 미국 세탁기 시장에서 고전하자 한국업체들이 덤핑으로 저가에 물건을 팔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판정은 월풀사의 부당한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진 결과"라며 "내년 미국 ITC 최종판정에 회사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