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박빙의 승부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대선 이후 양 정당 간의 후유증, 앙금 등은 '대선 2라운드'의 긴장을 예고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정치구조상 대통령이 일을 잘 하기는 어렵다. 5년 단임의 대통령이 '뜻을 좀 펼칠라 치면' 레임덕에 빠지는 현상을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 대통령과 의기투합해 나라를 잘 이끌어보겠다고 다짐했던 여당들도 순식간에 변했다. 정치권은 한 명의 대통령이 탄생하는 순간 다음 대권을 향해 소용돌이 칠 가능성이 높다.
대외 변수도 문제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경제·안보 위기 앞에 서면 사시나무처럼 흔들린다. 당장 내년부터도 나라 밖에 헤쳐 나가야 할 망망대해가 펼쳐져 있다. 유권자들은 기적을 바라고 후보에게 투표하겠지만 모세처럼 바다를 갈라 줄 지도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에 페이스북을 보면 대선 이야기들로 도배가 돼있다. 그 중 눈을 사로잡는 글 하나가 보인다. "요즘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지지자가 있으면 상식이 없고 나라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 취급을 하는 것 같다." 주로 젊은층이 활동하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공간에서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찍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은' 분위기가 팽배한 것이 사실이다. 박 후보 지지자들 역시 온·오프라인에서 '복지 포퓰리즘' '취약한 안보의식' 등을 거론하며 '문 후보 불가(不可)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는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고 좌지우지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되든 가르고 나누는 것이 아니라 뭉치고 합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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