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상장사들이 '시너지' 효과를 이유로 계열사간 합병을 시도하고 있지만 부진한 주가에 대규모 매수청구권이 몰리면서 합병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9월25일 합병을 선언한 이후, 대한은박지는 9월26일 장 초반을 제외하고 줄곧 매수청구권 가격 밑에 있었다.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12~13일 주가도 2000원 내외였다.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매수청구권만 행사하면 10% 수익이 나는 상황이었다.
두 회사 매수청구권 합이 200억원을 넘으면 합병을 취소할 수 있는 조항이 있어 자칫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는 금액이었다. 다행히 동원시스템즈 의 주주들은 매수청구권 행사에 소극적이었다. 보통주는 1700여만원밖에 신청하지 않았고, 우선주 4억여원이 추가로 신청된 덕에 합병과정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호남석유화학과 합병을 선언한 케이피케미칼도 매수청구권때문에 속앓이가 적지 않았던 기업이다. 3년전 무려 7000억원 규모의 매수청구권이 나오면서 합병을 취소해야 했다. 다행히(?) 이달 10일까지 받은 매수청구권 규모는 1544억원에 그쳐 합병을 할 수 있게 됐다. 당초 합병의 마지노선으로 책정한 매수청구권 규모 2000억원에는 크게 미치지 않은 덕이다.
매수청구권 증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가 힘이 빠진 것이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한 전문가는 "지수는 2000을 오르내리고 있지만 가는 종목만 가는 상황이라 대부분 종목은 소외돼 있다'며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면서 소액주주들은 조금이라도 더 벌 수 있는 매수청구권 행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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