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봉', 6개월 먼저 나온 '동그란 두부'랑 비슷하네
풀무원 "수년간 연구개발, 모방 아니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두부 시장 1위 업체인 풀무원이 2위 업체인 CJ제일제당을 견제하기 위해 컨셉부터 모양까지 모두 동일한 '미투(me too)' 제품을 출시, 시장 질서를 흐리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위 업체가 2위 업체 제품을 모방한 것은 이례적으로, 2위의 추격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두부함량은 차이가 난다. 가공두부의 경우 제품을 출시하려면 제품의 두부 함량이 30%를 충족해야 한다. 국내에 처음으로 원형 두부를 선보인 CJ제일제당은 제품 대부분의 두부 함량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풀무원의 경우 제품 대부분이 가공두부 두부 함량 기준치인 30%를 겨우 넘기는데 그치고 있다.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이라기 보다는 경쟁사인 CJ제일제당을 견제하기 위해 긴급하게 내놓은 제품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풀무원 측은 "풀무원의 두부봉이 경쟁사의 제품을 모방했다는 말들이 많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두부봉은 수년간의 연구개발(R&D)을 통해 출시한 제품으로 식품업계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매출 추이 역시 두 업체간 경쟁은 치열하다. CJ제일제당은 동그란 두부 출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누계 매출 20억원을 기록하며 월평균 100% 이상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풀무원도 5월말 많은 종류의 가공두부 제품을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국내 두부시장 규모는 3600억원대로 일반두부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일반두부와 가공두부의 제품 진열 비중이 거의 같아질 정도로 가공두부 시장은 그 성장세가 무섭다. 두부시장의 트렌드가 가공두부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가공두부 시장은 현재 200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전문가들은 앞으로 3년 내에 가공두부 시장이 1000억원대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의 '두부전쟁'이 뜨거워지면서 모양과 디자인만을 본뜬 미투상품까지 등장하는 등 상도의가 사라지고 있다"며 "양사가 구태를 버리고 품질로 승부하는 선의의 경쟁을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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