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 스튜디오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영상과 음악의 결합이다. 애니메이션과 함께 펼쳐지는 배경음악은 그 자체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기능을 한다. 이런 환상의 궁합을 이끌어낸 장본인은 일본의 음악가 히사이시 조. 지브리 스튜디오를 설립한 미야자키 하야오와 히사이시 조의 오랜 협력관계는 유명하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1984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극장용으로 제작하며 히사이시 조를 음악감독으로 낙점한다. 무명이었던 히사이시 조가 대중에게 주목받게 된 계기였다. 이후 히사이시 조는 '천공의 성 라퓨타', '마녀배달부 키키', '원령공주'부터 2008년작 '벼랑 위의 포뇨'까지 대부분의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 음악감독으로 활약했다.
이제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의 OST는 다양한 형태로 전세계에서 공연되는 '클래식'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2008년 일본에서는 지브리 스튜디오 25주년을 기념해 히사이시 조가 직접 지휘한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NHK주최로 열린 이 공연은 중창단과 마칭밴드까지 약 1200명이 참여한 초대형 공연으로 기록됐다.
국내에서도 곧 색다른 지브리 애니메이션 음악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12월 일본의 피아노 트리오인 카즈미 타테이시 트리오가 두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피아노 타테이시 카즈미, 콘트라베이스 사토 시노부, 드럼 스즈키 마오로 구성된 카즈미 타테이시 트리오는 지난 2010년과 2011년 지브리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재즈로 편곡한 앨범을 발표해 일본 아마존 재즈차트 1위에 올랐던 아티스트다. 지난 2011년 국내 내한공연에서도 매진 기록을 세웠다. 12월 15일 마포 아트센터, 16일 화성아트홀에서 열리는 공연에서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집 토토로', '마녀배달부 키키', '마루 밑 아리에티' 등에서 고른 12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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