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정권말 몸 피하기'인가?
현정부의 임기가 불과 3개월 남은 가운데 해외 주재관 공모에 지원자들이 몰리고 있다. 공모 마감을 이틀 앞둔 19일 정부 부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단 밖으로 나가고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각 부처마다 지원자들의 눈치보기가 극심하다. 특히 일부 부처에서는 소속기관장의 추천서를 받으려는 공무원들로 과열 양상이다.
통상적으로 해외 주재관으로 근무할 경우 스펙 관리, 자녀들 어학 및 해외 경험 등 유리한 측면이 많아 공무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올해는 어느 때보다 더욱 치열하다. 정부 부처의 한 관계자는 "(우리 부처의 경우) 해당 경력이 없는 분야인데도 추천서를 받으려는 이가 지난해보다 서너배나 많을 정도로 '묻지마 지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해외주재관 경쟁이 달아오른 것은 무엇보다 정권말 및 정부교체기의 어수선한 관가 분위기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로 일단 나가면 3년간의 임기가 보장돼 임기를 마치고 들어오면 새 정권 중반 '안정적인' 시기에 복귀할 수 있다.
특히 어느 정부보다 소통을 무시한 일방적인 정책 행보라며 많은 비판을 받은 현 정부 공직자들로서는 새 정부의 인적 쇄신 태풍을 피할 수 있는 건 물론 해외 근무로 '전력 세탁'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기관급의 한 공무원은 "내년 정권이 바뀌면 새로 어떤 업무가 주어질지도 몰라 많은 고민 끝에 지원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분야는 문화홍보분야다. 타 부처 공무원들까지 이 분야에 눈독을 많이 들이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 부처에서도 문화홍보분야를 지원하려는 사람이 여러 명"이라며 "지난해와는 달리 해외로 나가겠다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문화홍보 분야는 대사관 및 총 영사관 내 해외문화홍보원에 소속, 한국의 문화예술, 경제 성장 및 활동, 과학기술 등을 홍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외의 공무원이 문화홍보 분야 해외주재관으로 파견된 사례가 있어 타 부처에서도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공무원은 "최근 타 부처 공무원들의 문의가 많다"며 "다른 분야보다 전문성이 덜하다고 여겨 지원자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시로 내려가는 대신 해외를 택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 공무원 사회의 관측이다. 서기관급인 한 공무원은 "올해말 세종시로 이전하는데 아직 집 준비도 안 되고 아이들 교육문제도 겹쳐 차라리 나가 있을 생각"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해당 분야인 국토해양 업무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주재관 공모는 14개 분야, 42개 직위다. 주로 4, 5급 공무원이 대상으로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30대 말∼40대 초반의 서기관 및 사무관급에 해당된다.분야별로는 경찰이 10개로 가장 많고, 문화홍보 5개, 출입국 7개 등이다. 출입국과 경찰 등을 제외하면 25개 직위로 임용기간은 내년 2월부터 3년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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