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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雪) 앞에 겨울 白美-강원도 자작나무숲 4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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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응봉산 자작나무 숲,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길, 횡성 자작나무미술관, 태백 삼수령 자작나무숲(왼쪽 세로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인제 응봉산 자작나무 숲,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길, 횡성 자작나무미술관, 태백 삼수령 자작나무숲(왼쪽 세로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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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기자]강원도권에 첫눈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가을이다 싶었던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겨울로 성큼 들어섰다.

이맘때가 여행목적지를 정하기란 참 애매하다. 산자락 골골마다 가득 찼던 단풍들의 붉은 아우성도 잦아들었다. 나무들은 잎을 모두 떨군 채 겨울나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사람들이 하나 둘 가을숲을 떠날때 제 모습을 살포시 드러내는 것이 있다. 바로 자작나무다. 잎을 모두 떨구어 내고서야 비로서 순백의 알몸을 수줍게 내보이는 나무. 하얀 몸뚱아리에 햇살이 비칠 때마다 강한 빛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런 나무다.

자작나무의 아름다움이 가장 도드라질 때가 바로 겨울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이맘때다. 그래서 찾았다. 자작나무가 몰려있는 강원도에서도 손꼽히는 명소들이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을 비롯해 횡성 자작나무 미술관, 인제 응봉산 자작나무숲, 태백 삼수령 등 이름만 들어도 한 번쯤 순백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보고 싶은 곳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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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가까이서 몸으로 느낀다
숲유치원으로만 활용되던 곳이였다. 그러나 지난해 본지(11월16일자)에 자작나무숲 트레킹 기사가 보도된 후 유명세를 타면서 산림청에서 트레킹길을 조성했다.
자작나무숲길은 입구에서 3.5km의 임도길을 포함 약 10km로 성인 기준으로 대략 4~5시간이 소요된다.

자작나무 숲으로 들면 휴대폰이 바로 먹통이 된다. 문명의 세상과 단절되는 이 순간 자작나무숲은 오롯이 트레커의 몫이 된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오솔길을 따라 숲으로 빨려 들어가보자. 단일 수종으로 이뤄진 숲 치고 이렇게 넓게 사람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자작나무숲이 또 있을까 싶다. 그 길을 밟는 느낌은 편안하면서도 이국적이다. 그리고 강렬하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다른곳과 달리 가까이서 직접 나무를 만져보고 느껴보는 매력이 있다. 길을 걷다보면 왜 자작나무가 '숲속의 귀족'으로 불리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자작나무숲만을 한바뀌 둘러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50여분이면 충분하다. 통나무로 만든 정글집, 나무의자, 그네 등이 오솔길 마다 있어 급할것 없이 쉬어가라며 손짓을 한다.
# 횡성 자작나무 미술관-주인장 정성에 자연이 더하다
박물관 원종호 관장 가족의 힘으로만 운영되는 이곳은 20여년 전부터 자작나무를 심고 가꾼 전원형 미술관.

1만여평의 대지 위에 4000그루의 자작나무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정원이 가꿔져 있어 조용하게 산책을 하거나 초겨울 햇살을 받으며 벤치에 앉아 책을 읽기 좋다. 화학비료나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곳이라 어린 자녀와 함께 가도 안심이다.

미술관에 들면 첫 느낌은 투박하다. 어떤 인위도 배제한 채 자연에 자연만을 더한 때문이다. 잘 가꿔진 자작나무 정원을 기대했다면 실망한다. 빼어난 조형미와는 영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작나무 숲 사이를 한 바퀴 돌아볼 때의 느낌은 전혀 달랐다. 편안했다. 그리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곳은 입장료가 비싼게 흠이다. 무려 1만 3000원이나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차를 몰고 들어갔다가 다시 돌아나오는 방문객들도 많다. 하지만 비싼 입장료만큼 값어치를 충분히 하는 그림같은 풍광이 그곳에 있다.

스튜디오 갤러리와 기획전시실인 제1전시실, 상설 전시장인 제2전시실, 펜션 2개동을 갖추고 있고 작은 카페에서는 직접 볶은 향기로운 커피가 무료로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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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 응봉산 자작나무숲-한바도 지형 닮은 자작나무 봤어~
인제군 남면 수산리 응봉산(매봉산)에는 자작나무가 엄청난 규모로 자라고 있다. 소양호 한쪽 자락을 따라 들어선 수산리 산골 마을이 자작나무숲 탐방의 들머리다. 이곳에서 정상을 거쳐 원점으로 회귀까지 10km정도 된다.

자작나무을 잘보기 위해서는 높은 곳으로 올라야 한다. 워낙 숲의 규모가 큰 탓에 숲 안으로 드는 것보다는 높이 올라 자작나무숲 전체의 풍경을 내려다보는 것이 낫기 때문. 응봉산의 잘 다져진 임도(林道)는 자작나무 숲을 내려다보는 특급 전망대다.

지난 1996년에 놓인 임도는 산의 8분 능선쯤으로 올라서 산허리를 끼고 돌아간다. 그다지 험하지 않아 걷는 트레킹코스로도 그만이다.

580m고지의 임도 정상.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자작나무숲은 자연이 부리는 마술을 보는 듯 신비스러운 모습이다. 하얀 알몸을 드러낸 자작나무 줄기를 따라 머리 위에는 아직 떨어지지 않은 빨강, 노랑잎을 달고 서 있다. 한 폭의 수채화나 다름없는 풍경이다.

정상을 지나면 1시간 30여분 가면 전망대를 만난다. 시선을 막아서는 아름드리 나무들 하나 없어 시야는 탁 트인다. 첩첩이 이어진 산봉우리들이 멀리 설악산 자락까지 시원스레 펼쳐진다. 그 아래 흡사 한반도의 지형을 쏙 빼다 닮은 자작나무 숲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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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백 삼수령길과 두문동재-고갯길마다 순백의 알몸이 장관
한강ㆍ낙동강ㆍ오십천이 시작되는 곳이 태백 삼수령이다. 태백시내에서 황지교 사거리를 지나 35번 국도변으로 자작나무 군락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아침나절 안개가 끼어 있을때가 가장 신비롭게 보이며 역광을 받은 오전에는 은색과 검은색만 존재하는 초현실적인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귀인의 살결 같은 자작나무 수피는 하얗다 못해 은빛을 발할만큼 황홀하다. 눈부신 그 모습에 잠시 가던길을 멈추고 멍하니 숲을 느껴보는 길손들로 도로변에는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또 정선군 고한읍에서 태백시로 가는 두문동재 고갯길도 자작나무숲으로 유명하다. 산의 골과 마루가 몇 차례 반복되도록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오직 자작나무. 이곳은 1980년대 말 조성된 인공림이다. 아카시아, 오리나무로 급하게 민둥산을 덮는 조림의 문제점이 제기되자, 조경학적으로 가치가 높은 자작나무를 이 시기 집중적으로 심었다. 차로 그냥 가다보면 지나치기 쉽기에 서행운전이 필수다.

인제, 태백, 횡성=글ㆍ사진 조용준 기자 ju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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