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은 윤동주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문인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시인이다. 작가 김애란의 단편소설 '호텔 니약따'에서 두 주인공은 낯선 캄보디아 호텔방에 누워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이라는 백석의 시를 읊조린다.
김연수 작가는 한 에세이를 통해 이 시에 등장하는 '갈매나무'를 언급했다. 그는 '아내도 잃고 집도 없어지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떨어져 어느 바람 센 쓸쓸한 거리를 헤매는 시인을 그 자신으로 만들어주는 게 바로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선택의 순간에 이를 때 자신에게 갈 길을 가르쳐 주는 마음속의 갈매나무를 두려움 없이 바라볼 일"이라고 슬쩍 덧붙인다.
이렇듯 시인 백석(1912년~1995년)의 시적 표현법과 감성은 가까이는 윤동주에게, 멀리는 오늘날의 시인과 소설가에게 넓고 깊게 영향을 줬다. 최근에도 여러 문학작품에 자주 인용되면서 그의 시는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다.
이 책에는 백석이 분단 이전(1935년~1948년)까지 발표한 시들을 수록했다. 1장은 시집 '사슴'을, 2장은 '사슴' 출간 이후 발표한 시들로 백석이 만주로 떠나기 전까지의 작품을 묶었으며 3장은 만주 이주 이후 발표한 시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백석 지음/1만3000원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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