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아니, 인체무해"…다우니·산양분유·너구리의 비애
산양분유 등 주력상품 소비자 등돌려 속앓이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주부 김영미(36)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몇 년간 사용해 왔던 섬유유연제와 분유, 라면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됐다는 언론 기사가 나와 제품을 모두 폐기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기사가 쏟아져, 이용 여부를 두고 혼란에 빠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기존 사용 제품이 익숙하고 좋기는 하나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다보니 혹시나 하는 생각에 결국 제품을 다른 제품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와 정부의 후진적 행태로 유통업체들의 주력 상품들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올해 초 주부들의 사이에서 인기가 폭발하며 섬유유연제 시장에서 업계 1위 피죤을 위협하던 P&G의 다우니는 유해물질 사건 이후 점유율이 한자리 수로 곤두박칠쳤다.
A대형마트의 섬유유연제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9월 3째주 20.4%까지 올랐던 다우니 점유율은 유해물질 사건 이후 10월 2째주 3.4%까지 떨어진 후 아직까지 두자릿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유해물질 '벤조피렌' 검출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농심의 너구리도 식약청의 행정소홀이 빚어낸 해프닝으로 결론이 났지만 기업 이미지는 훼손됐고, 판매율은 하락했다. A대형마트에서 너구리 점유율은 9월 6% 중반에 달했으나 유해물질 검출 사건이 터진 후 10월 2%대로 떨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년의 사건들은 우리나라 식품안전 행정과 식품제조 기업의 후진적 행태를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며 "먹거리의 경우 안전성 문제는 해당 기업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수 있어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