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매 가격에 숨겨진 '전략'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부동산 포털사이트 ‘트룰리아’ 조사 결과를 인용, 로또처럼 부동산 업계에서도 미신이 깃든 ‘숫자 게임’이 한창이라고 소개했다. 주택가격에 포함된 숫자가 매매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아시아계만 숫자에 민감한 것은 아니다. 네바다주에선 숫자 ‘7’이 세 개가 들어간 주택가격이 미국의 다른 지역 보다 세 배나 많았다. 미국에서 ‘성서 벨트’라 불리 우는 서부지역에선 매물가에 ‘316’이 포함된 경우가 다른 지역 보다 27% 높았다. 주민의 대다수가 기독교 신자인 만큼 ‘요한복음 3장16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이 지역에서 악마의 숫자를 대표하는 ‘666’이 들어간 매물도 다른 지역 보다 39% 많았다. 미국 전역에서 숫자 ‘13’이 포함된 매물은 ‘12’나 ‘14’가 들어간 경우 보다 15% 적었다.
고가 주택의 경우에는 ‘5’가 포함된 매물이 많았다. 100만 달러 이상의 주택에 ‘5’가 들어간 경우는 55%로, 100만 달러 이하의 26% 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숫자 5의 경우 1~9까지 숫자 중 중간값이 만큼 가격 결정에 머뭇거리는 매도자가 가장 많이 선택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100만 달러 이하의 매물은 절반 이상(54%)이 ‘9’가 포함됐다. 상품 가격이 종종 19.99 달러로 책정되는 것처럼 심리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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