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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한국 여성의 노후, 행복해지려면

최종수정 2012.11.06 11:09 기사입력 2012.11.0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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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고령화 사회로의 진전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장수 리스크'라는 말이 공감을 얻고 있다.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 리스크가 돼 버렸다. 한국여성경제학회는 추계학술대회에서 '고령화시대의 여성노후대책'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여성고령자를 집중 조명했다. 최숙희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프랑스ㆍ미국 등 서구 선진국뿐 아니라 일본ㆍ대만 등 아시아 국가의 여성고령자에 비해 한국 여성고령자의 건강과 삶의 질이 어느 정도인지를 분석해 발표했다. 2007년 국제사회서베이프로그램(International Social Survey Programme) 조사를 바탕으로 비교한 결과 한국 여성고령자의 삶의 질은 서구 선진국에 크게 뒤졌으며, 일본ㆍ대만보다도 낮았다.

한국 여성고령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바로 건강의 수준과 규칙적인 운동이다. 한국 여성고령자는 규칙적인 신체활동 및 운동을 가장 적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도 50.3%였다. 다른 4개국의 여성고령자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 여성고령자의 건강상태 역시 다른 나라 여성고령자에 비해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가활동의 질은 더욱 낮았다. 한국 여성고령자의 독서량은 다른 나라 여성고령자보다 현저하게 낮았다. 사교활동 및 봉사활동 등에서도 시간투입이 적었다. 문화행사에 참여하는 것 역시 소극적이었다. 또 고령자의 '평생학습' 측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며 뒤처졌다. 한국 여성고령자의 경우 '기술 습득 및 향상의 목적을 위한 시간투입을 전혀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63%를 넘었다. 일본 20%, 미국 16%, 프랑스 6.9%에 비교하면 훨씬 높은 비율이다.

그렇다면 한국 여성고령자는 왜 여가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일까. 조사에서 한국 여성고령자는 제약조건으로 '돈이 없어서' '건강하지 못해서'라고 응답했다. '돈이 없어서'라고 응답한 비율은 65%로 다른 4개국 여성고령자의 응답 비율이 20%대에 머무는 것과 큰 차이를 보였다. 건강이 좋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83%를 넘어 미국 31%, 일본 41%, 프랑스 33%에 비해 크게 높았다. 그러다 보니 행복지수도 다른 나라 여성고령자에 비해 낮았다. '요즈음 전반적으로 행복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한국이 가장 낮았고 차이도 크게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인생 100세 시대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고령자의 행복의 조건으로 다섯 가지를 들었다. 일정한 경제적 소득이 보장된 '안정된 노후',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검진을 통한 '건강한 노후', 제2의 경력을 개발하는 '활동적인 노후', 문화행사 참여 및 평생학습을 통한 '즐거운 노후', 그리고 각종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는 '안전한 노후'가 그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보듯 한국 여성고령자는 돈도 없고, 건강하지 못해서 여가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다. 참 안타깝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고령화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우리는 '행복한 노후'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 먼저 개인적으로는 인식과 태도를 바꿔야 할 것이다. 모두 '길고 긴 노후'를 위해 잘 준비해야 하며 무엇보다 자식에 대한 투자, 부동산 투자 등을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 건강관리의 중요성은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조사결과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돈이 없다거나 건강하지 못하다는 등의 제약조건은 단지 핑계가 아닐까 생각된다. 독서를 하고, 동네 운동장을 빠르게 걷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 등은 그렇게 많은 돈이나 신체적 강인함을 요구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여유다. 선진국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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