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이제부터는 각 조에서 한사람이 눈을 가리고 다른 조원들은 눈을 가린 조원이 제대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단, 말을 해서는 안됩니다."
레크레이션 강사의 설명에 참가자들은 귀를 쫑긋 세운다. 발을 굴러 신호를 보내기도 하고 손바닥을 세게 쳐 앞에 놓여있는 장애물을 경고하기도 한다. 한쪽 구석에서는 게임 참가자들을 유심히 살펴보며 메모하는 사람이 눈에 띈다. 지난주 하나은행 용인 연수원에서 신입행원 선발을 위한 게임 면접의 한 장면이다.
하나은행은 용인 연수원에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면접을 진행한다. 조별 토론과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기본 소양을 테스트하고, 게임 면접도 진행했다. 눈감고 장애물 건너기 등의 단순한 게임이다. 이를 통해 지원자의 인성을 종합 평가한다.
우리은행은 지난 15일부터 일주일간 실시한 면접에서 영업력을 집중 테스트했다. 모의 창구를 만들어 참가자들이 직접 금융상품을 판매하게 했다.
폴리아트에서는 창의력, 협동심을 본다. 2년 전 팀별 도미노 만들기에서 지원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자 한단계 진화한 것이다.
면접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보려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국민은행은 참가자의 인문학적 소양을 평가하기 위해 지원자들이 최근에 읽은 책에 대해 면접관들과 토론하는 전형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클래식, 대중가요 등을 즐길 수 있는 미니콘서트를 진행한 후 본격적인 면접을 진행한다.
은행 관계자는 "고전적인 방식에서 탈피해 여러가지 면접을 진행함으로써 지원자들에 대한 종합 평가를 할 수 있다"며 "어려운 과정을 통과했다는 성취감은 은행에 입행 한 이후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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