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주부, 절전위해 세탁기 대신 빨래판 꺼낸 사연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도쿄에서 145km 떨어진 나라사키시에 사는 35살의 일본인 주부 메구미 아라키다는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지 않고 빨래판에다 비비며 손빨래 한다.
세탁실 구석에는 전기 코드가 뽑힌 세탁기가 주인의 손길을 잃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다.
그녀가 포기한 것은 세탁기만이 아니다. 전기청소기, 전동칫솔, TV 모두 작동을 멈춘지 오래다.
그가 지난달 낸 전기 요금은 단돈 1000엔. 약 15000원이다. 그가 사용한 전기용량은 1960년대 일본 가정의 평균 전기 사용량 정도다.
그는 남편과 함께 지난해 정전사태를 겪은 이후 전기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나무 화로가 전기 난방기와 가스레인지를 대체했고 TV나 DVD 시청도 컴퓨터를 사용한다. 요리는 일본 전통 방식의 숯 그릴을 이용한다. 밤에는 냉장고를 제외한 모든 전력을 아예 차단해 버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5일 일본내에서 많은 이들이 전기 사용을 최소화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암페어 다운'(Ampere Down)이라 불리는 전기절약 운동은 대지진과 원전 사고 이전인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됐다. '슬로스 클럽'이라는 일단의 그룹이 고용량의 전기 안전차단기를 저용량 제품으로 바꾸자고 주장하면서 부터 시작됐다.
일본 최대 전기 회사인 도쿄전력에 따르면 지난해 안전차단기를 소형 모델로 교체한 가구는 전년대비 약 50%가 증가했다. 이때문에 차단기 재고가 부족할 정도였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대부분의 미국 가정이 100암페어짜리 차단기를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도쿄전력 가입자의 약 40%가 30암페어짜리를 사용중이다. 미국에서는 심지어 200암페어 용량 차단기를 희망하는 가정도 많다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대비된다.
낮은 용량의 차단기를 사용하면 조금만 전기를 사용해도 전기가 차단된다. 차단기 용량을 40암페어에서 20암페어로 낮춘 한 가정은 토스터와 전자레인지, 온풍기를 동시에 사용했다 전기가 끊어지는 경험을 할 정도다. 전기를 절약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 지는 셈이다.
41세의 주부인 미치코 하세가와는 "아이들이 땀을 흘리며 자라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난 여름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어콘 사용 대신 차를 마시거나 쿨링 팩을 넣은 옷을 입었다.
최근 일본 정부의 지원을 받기 시작한 암페어 다운 그룹 운영자인 히로시 카토씨는 "15암페어 이하로 낮추는 것은 어렵다. 이정도면 40년전의 생활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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