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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5분 더 캠페인' 사라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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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5분 더 캠페인' 사라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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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올 시즌 K리그의 가장 큰 제도적 변화는 승강제 및 스플릿 시스템의 도입이다. 그에 못잖은 변화는 하나 더 발견된다. 2010시즌부터 2년간 시행했던 '5분 더 캠페인'이 사라졌다.

캠페인의 목적은 말 그대로 실제 경기시간(APT: Actual Playing Time)을 5분 더 늘리는 데 있었다. 더욱 재밌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통해 팬 만족도를 높이자는 취지였다. 실제 캠페인 직전 K리그 전체 APT는 56분대 초반이었다. 유럽 빅리그는 물론 J리그가 60분대 초반을 형성하는 데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데드볼 상황을 줄이고 팬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야 했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항의·지연 행위의 자제와 빠른 경기 진행이 요구됐다.
K리그는 2010년부터 모든 경기의 APT를 집계하기 시작했다. 5분 더 캠페인의 시작과 함께였다. 2010 시즌 K리그 APT는 56분 58초, 지난 시즌은 57분 18초였다. 2009시즌 가장 APT가 좋았던 경기는 평균 57분대였다. 캠페인 시행 이후 리그 전체가 상향 평준화된 셈이다.

물론 APT가 높다고 해서 재밌는 축구, 이기는 축구는 아니라는 맹점도 있다. 강원과 상주는 지난 시즌 APT에서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두 팀의 리그 순위는 최하위와 14위였다. 반대로 우승팀 전북은 APT에서 8위에 불과했다. 한상우 프로축구연맹 과장은 "최근 3년을 분석한 결과 APT와 성적, 관중 간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없다고 판단됐다"라고 얘기했다.

그렇다 해도 2010-11 시즌을 기준으로 EPL이 62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가가 61분이란 점을 고려하면 아직 만족하긴 이르다. 그렇다면 왜 '5분 더 캠페인'은 사라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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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을 처음 기획했던 신명준 프로축구연맹 차장은 "기본 취지는 지금도 연결된다. 가장 중요한 건 팬들이 원하는 경기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승강제 도입으로 선수들의 경기 자세가 예년에 비해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경기 뒤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풀썩 주저앉는 모습은 자주 발견된다. 신 차장은 "올해 경기를 봐라. 매 경기 선수들이 죽을 만큼 뛴다. 그게 5분 더 캠페인의 진짜 취지"라고 말했다. APT가 높다고 경기력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경기력이 좋다면 APT는 저절로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더불어 "5분 더 캠페인은 요즘 말하는 ‘힐링’의 장치였다"라며 "이젠 캠페인이 없어도 될 정도의 경기력은 갖춘 셈"이라고 밝혔다.

비록 '5분 더 캠페인'은 없어졌지만 관중 우선의 자세와 리그 수준 향상을 도모하는 자세는 변함없다. 대표적 예가 올 시즌부터 시행되는 실 관중 집계와 매치 코디네이터 제도다.

신 차장은 "실 관중 집계에 대해선 내부적으로도 얘기가 많았지만, 정몽규 총재의 의지가 워낙 강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중 수치는 35% 정도 줄었지만 눈으로 보는 관중 수는 예년과 다르지 않다"라며 "즉 표현 관중은 줄었지만 실제 관중은 그대로란 얘기"라고 덧붙였다. 오히려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뜻. 이를 통해 좀 더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마케팅 방안도 나올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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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 코디네이터는 올 시즌부터 새롭게 도입된 제도다. 모든 경기에 경기 감독관과 함께 파견돼 각 구단의 홈경기 진행·안전·마케팅·관중 집계·그라운드 및 시설 상태 등 총 90개 항목을 꼼꼼하게 체크한다. 평가 결과는 다시 각 구단에 전달돼 잘못된 점을 개선하게 하고, 잘된 점은 서로 공유하도록 했다.

신 차장은 이에 대해 "예전엔 막연히 '잘하는 구단'이라 표현하던 점이 수치화·상세화됐다"라며 "또 연맹이 배포하는 피드백 자료를 통해 각 구단이 스스로 미흡한 점을 보완하는 속도도 빠르다. 리그 운영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라고 평했다.

실제로 K리그 경기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가이드라인보다 더 높은 수준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한 연맹 관계자는 "AFC 측이 아시아 후발주자들에게 'K리그를 보고 배우라'라고 얘기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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