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청담동 며느리' 장바구니 쟁탈전이 벌어졌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신세계 백화점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SSG푸드마켓'을 오픈한 데 이어 갤러리아백화점이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에 있는 식품관을 리뉴얼해 이달 초 명품 식품관 콘셉트로 다시 문을 연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오는 5일 7년 만에 전면 리뉴얼을 통해 '고메이 494(Gourmet 494)'라는 이름의 명품 식품관을 연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그로서란트 (Grocerant)'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고급 식재료와 함께 식음시설을 동시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로서란트는 식료품점(그로서리·Grocery)과 음식점(레스토란트·Restaurant)을 합친 단어다. 갤러리아는 이를 위해 정육코너에서 구매한 한우 등심을 바로 앞의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하고, 고구마와 감자 등 간식채소는 즉석에서 굽거나 쪄서 판매하는 '컷앤베이크(Cut & Bake)' 서비스도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직수입 식재료와 함께 새로운 서비스로 청담동 주부들을 공략한다는 것.
갤러리아의 이 같은 전략은 지난 8월부터 신세계가 운영 중인 청담동 'SSG푸드마켓'과 겹친다.
이와 함께 동서양 요리를 함께 판매하는 레스토랑 '그래머시홀(Gramercy Hall)'과 일식 레스토랑 '호무랑(Homurang)' 등을 입점시켰다. 또 패션 편집매장인 분더샵도 입점시켜 식재료와 함께 패션 상품도 살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다소 비싸더라도 고급 식재료를 찾는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으로, SSG푸드마켓이 매월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SG푸드마켓에는 평일에도 주부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고 몰린 차들로 인해 주차장이 만차 사례를 이루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없었던 시장이지만 분명한 수요가 있고 신세계가 이런 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낸 것”이라며 “갤러리아가 가세하면서 이런 틈새시장이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고급 식품을 주로 다루는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인접 지역에 두 개의 매장이 두세 달 간격으로 잇따라 문을 열면서 소비자의 발길이 분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두 식품관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치열하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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