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 아버지' 최종일 아이코닉스 대표가 밝히는 성공비결
아이들의 대통령이라 해서 '뽀통령'으로 불리는 '뽀로로'를 제작한 최종일(48)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21일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캐릭터라면 누구든지 뽀로로처럼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애니메이션 업계에 던진 화두도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라"였다.
최 대표는 2003년 뽀로로 제작 당시 많은 유아를 관찰하면서 아이들의 놀이 문화가 자신의 어릴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달았다. 아이들은 관심이 있는 곳에 몰입, 집중한다는 것.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오로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 캐릭터를 발전시켰다. 뽀로로가 2등신 모습을 띄는 이유도 단순한 캐릭터가 아이들에게 주효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뽀로로란 이름도 함께 놀기 좋아하는 아이들의 심리에 기인해 만들었다. 최 대표는 아이들이 쪼르르 몰려다니는 모습에서 뽀로로를 생각해 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요구 파악에 애니메이션 업계의 성장과 캐릭터의 성공이 달렸다고 강조한 그는 쓴소리도 뱉었다. 그는 콘텐츠 개발을 강조하면서도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이 콘텐츠에 신경쓰다보니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의 의지만 담긴 애니메이션을 아동들도 좋아할 것이라 생각하는 건 큰 오산"이라 지적했다. 이 부분은 애니메이션 제작자가 풀어야할 숙제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콘텐츠 제작과정에서 재원확보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국내 문화콘텐츠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선 재원의 악순환을 선순환구조로 바꿔야한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좋은 콘텐츠가 소비 되고 그 소비를 통해 만들어지는 부가가치가 다시 새 콘텐츠를 만드는데 투입돼야 하지만 현재는 시청률이라는 장벽 때문에 좋은 콘텐츠가 있어도 소비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에서 당장 애니메이션산업에 황금알을 내놓으라 하는데 아직은 성장과정에 있어 힘들다"며 "황금알을 낳는 어른 오리가 될 때까지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면 제 2, 3의 뽀로로는 분명히 나온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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