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엔진, STX가 두산 추월
올 상반기 수주잔고 역전…사업다각화에 희비 엇갈려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선박용 저속엔진 시장점유율 세계 2위인 두산엔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조선경기 불황으로 주요 매출처인 대형 조선사 수주물량이 크게 줄면서 3위 업체인 STX엔진보다 수주잔고가 내려간 것이다.
19일 한화엔진 한화엔진 close 증권정보 082740 KOSPI 현재가 67,500 전일대비 6,900 등락률 +11.39% 거래량 3,717,151 전일가 60,600 2026.04.22 15:30 기준 관련기사 [특징주]한화엔진, 지난해 실적 컨센 상회로 주가 상승세 [특징주]한화엔진, 증권가 목표가 상향에 4%↑ 한화엔진, 북유럽 전기추진체 시장 첫 진출…노르웨이 SEAM 인수 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주잔고가 3조4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57억원(24.1%)이나 줄었다. 신규 수주는 급감하고 기존에 수주한 물량은 납품을 완료하면서 수주잔고가 쪼그라든 것이다.
반면 경쟁사인 STX엔진 STX엔진 close 증권정보 077970 KOSPI 현재가 50,500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835,247 전일가 50,500 2026.04.22 15:30 기준 관련기사 최대 4배 투자금을 연 5%대 금리로...개별 종목, ETF 모두 가능 [밀리테크]K방산 힘입어 해마다 매출 증가세 [밀리테크]K9자주포의 심장 국산화… K방산 기본 다졌다[양낙규의 Defence Club] 은 수주잔고가 크게 늘면서 두산엔진을 앞섰다. STX엔진의 올 상반기 수주잔고는 3조372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무려 1조3028억원(62.9%)나 급증했다.
이처럼 두 회사의 수주잔고 역전은 그룹 내 계열사 물량 확보 유무와 사업 다각화 여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엔진의 경우 그룹 내 조선사가 없고 선박엔진 매출 비중이 전체의 96.6%를 차지한다. 이에 비해 STX엔진은 그룹 내 STX조선해양을 비롯해 STX유럽 등 다수의 조선사가 포진해 있는 데다 매출 비중도 선박엔진 70.3%, 디젤발전기 엔진 10.2%, 방산용 특수엔진 14.9%, 음파탐지기 등 전자통신장비 4.6%로 다변화돼 있다.
특히 두산엔진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들이 최근 선박보다는 해양플랜트 수주에 주력하고 있는 점도 두산엔진의 매출 급감을 가져온 요인 중 하나다. 실제 두산엔진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 중 이 두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52.6%로 과반이었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매출 비중이 38.7%로 크게 떨어졌다. 두 회사에서 벌어들인 매출액도 지난해 상반기 5281억원에서 올 상반기 2992억원으로 43.3%나 줄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선박엔진 사업부문을 갖고 있어 두산엔진이나 STX엔진에 발주하지 않는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선박엔진 시장점유율 1위 업체다.
매출과 수주잔고가 줄어들자 두산엔진은 지난해 말 4개 저속엔진 공장 중 4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계열사인 두산메카텍에 임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엔진의 공장 평균 가동률은 올 상반기 52%로 지난해 같은 기간 62%보다 10%포인트나 떨어졌다.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나빠지면서 신규 선박 발주가 급감해 선박엔진 제조사들도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그나마 계열 조선사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물량을 확보할 수 있거나 다른 먹거리가 있는 회사는 버틸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시황이 살아나지 않는 이상 어려움이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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