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12일 유럽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독일 헌법재판소가 유럽안정기구(ESM) 설립이 독일 헌법에 위배되는지에 관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기 때문이다. 자칫 유로존의 영구적인 구제기금인 ESM이 시작도 못해보고 폐기처분 될 수 있는 위기를 넘어서며 한 고비는 넘겼다는 분위기다.


독일 헌법재판소가 ESM을 사실상 합헌으로 판결함으로써, 유럽의 주가 및 유로화의 가치가 올랐고,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앞서 6일 ECB의 국채 매입 결정에 이어 ESM 까지 설립하게 되면서 유럽은 위기국면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들을 확보하게 됐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내달 8일부터 ESM 운영위원회의 첫 회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혀, 내달부터는 ESM이 본격 시동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부채 위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왔던 유럽은 이제 ESM과 전면적 통화정책(MOT)로 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이라는 두 개의 무기가 생겼다.

슈피겔은 독일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두고서 두 가지 상이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하나는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결정된 사안에 대해 다른 나라의 의회들은 이를 받아들이기만 하지만 독일 의회가 이를 뒤집을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재확인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독일 의회나 헌법재판소가 EU차원의 중요한 결정은 뒤집지 않다는 차원에서 독일 특별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 영문판은 유럽 정치인들은 현재의 위기 대응 수단에 안주하지 말고 유로화의 안정을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로 ‘은행동맹’이다.


슈피겔은 국채 매입 문제와 ESM 설립에 관한 장애가 해소된 현재 시점에서 유럽의 주요한 이슈는 그리스, 스페인, 그리고 은행동맹 설립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동맹과 관련해 EU집행위원회는 12일 은행동맹 설립에 관한 초안을 발표했다. 이 초안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ECB는 유로존내 은행들에 대한 감독권한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은행들은 ESM으로부터 직접 지원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독일 및 영국을 비롯한 비유로존 국가들은 시한이 너무 촉박하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독일은 유로존내 효율적인 감독 기구가 설립된 다음에, 은행들이 ESM에 직접 지원 요청을 할 수 있도록 미루자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에는 ECB의 감독권한은 유로존내에 한정하며 비유로존 EU국가들에게는 적용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보다 근본적인 비판들도 제기되고 있다. 독일의 제1야당인 사회민주당의 경우에는 돈을 빌려주는 기관이 감독기관이 될 수 없다며 ECB에 감독권한이 부여되는 것 자체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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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은 은행동맹과 관련해, 향후 수개월간 감독기구 문제로 유럽 정상들이 분주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감독기구 문제가 일단락되면 이후에는 유럽예금자보험 및 파산한 은행들을 위한 구제금융 문제들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헤르만 반 롬푀이 EU상임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체) 의장 등은 이 문제들이 올해 안에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존 공동 예금보험 시스템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 문제가가 해결되면 유럽 위기의 해결에 있어서 가시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독일의 저축은행들은 은행 동맹 등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어 논란이 붉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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