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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살배기 아기 죽어가는데" 무정한 어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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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살아기 사망 후 '착한 사마리안인법' 도입 논의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중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죽어간 두살배기 아기의 사연이 또다시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위급한 상황에 선의의 도움을 준 사람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위험에 빠진 사람을 보고 도와주지 않을 경우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7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해 중국에서 일어났던 끔찍한 교통사고 이후의 상황을 전했다. 2011년 10월13일 중국 광둥성 포산(佛山)시의 한 시장 골목에서 혼자 놀던 두살배기 왕우에(Wang Yue) 양이 이곳을 지나던 승합차에 치여 앞바퀴에 깔린 사건이다.

잠시 멈칫하는 듯 했던 승합차 운전자는 왕양을 뒷바퀴로 한 번 더 깔고 그대로 도주했고, 주변을 오가던 행인들은 이 상황을 목격하고도 아무도 도우려 나서지 않은 채 무심히 가던 길을 걸어갔다. 쓰러져 괴로워하는 왕양을 보고도 못본 척 지나간 사람들은 무려 십여명이 넘는다.
"두살배기 아기 죽어가는데" 무정한 어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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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중국 광둥성 포산(佛山)시의 한 시장 골목에서 혼자 놀던 두살배기 왕우에 양이 승합차와 화물차에 치여 사망했다. 운전자들은 뺑소니를 쳤고, 주변에는 20명이 넘는 어른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왕양을 도와주지 않았다.

▲ 지난해 10월 중국 광둥성 포산(佛山)시의 한 시장 골목에서 혼자 놀던 두살배기 왕우에 양이 승합차와 화물차에 치여 사망했다. 운전자들은 뺑소니를 쳤고, 주변에는 20명이 넘는 어른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왕양을 도와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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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분이 넘도록 길 한가운데 방치됐던 왕양은 또다른 화물차에 치이고 말았다. 화물차 운전자 역시 그대로 뺑소니를 쳤다. 그제서야 인근 상인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왕양을 길가로 끌어내지만 아기의 상태는 이미 온전치 못했다.

뒤늦게 왕양의 어머니가 달려와 아기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왕양은 두 번이나 차에 치이는 동안 너무 크게 부상을 입어 뇌사 판정을 받았고, 끝내 일주일 후 사망했다.
당시 이 사건은 현장을 찍은 폐쇄회로(CC)TV가 공개되고 인터넷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중국인들은 물론 세계를 경악케 했다.

사고를 내고 도망을 쳤던 운전사 두 명은 공안에 자수하면서 "무엇인가 부딪혔다고 생각했지만 어린이인줄은 몰랐다"고 주장했고 '과실치사죄'로 3년6개월 형을 복역하고 있다.

하지만 운전자 뿐 아니라 죽어가는 아기를 보고도 그냥 지나친 18명의 사람들 역시 법적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과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선의로 다른 사람을 도우려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이른바 '착한 사마리아인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쪽에서는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도왔다가 자신이 곤란한 상황에 빠지기를 극히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중국인들의 습성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허핑턴포스트는 "이 사건과 관련해 온라인에서만 450만건이 넘는 의견이 올라왔다"며 "부상을 입은 사람을 도와주는 선한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 법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줄을 이었다"고 전했다.

세간의 이목을 끈 이 법안은 일단 개개인에게 과중한 벌금을 물리는 쪽으로 종결됐다. 데일리메일은 "중국 정부는 산업화와 도시화로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면서 중산층이 증가하고, 가난하더라도 끼니를 굶는 사람은 없다는 긍정적인 면만을 강조하고 있다"며 도덕성이 사라진 물질만능 위주의 사회 분위기를 역설적으로 지적했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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