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배당금은 줄었지만 씁쓸한 뒷맛은 남는다. 당초 SC은행의 고배당 논란이 불거진 것은 금융감독원이 은행의 2000억원 배당계획에 '자제'를 권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배당금액이 은행의 상반기 순익(1229억·대손준비금 환입금을 뺀 실질 순익)보다 많은데다 본사 송금액(1500억원) 역시 지난해(810억원)의 두 배 가까이라는 점에서 여론의 비난을 샀다.
물론 글로벌 경영전략에 의해 이익을 배분하고 재투자하는 외국계은행에게 국내은행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는 힘들다. 외국계은행의 경우 수익이 나는 자회사에서 배당을 통해 돈을 모은 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에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자본을 배분한다. '고배당'이라는 이유만으로 비판하기는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회사가 배당에만 신경 쓰고 정작 소비자들을 위한 활동엔 소홀하다면 이는 문제다. 지난해 SC은행의 사회공헌활동 기금은 171억원이다.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을 통틀어 최하위권이다. 사회공헌에 인색한 SC은행이 매년 수천억원 대의 배당을 통해 본사로 송금하는 것은 뭔가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주주에게 배당을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내부고객과 외부고객에 대한 가치제공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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