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공기업 제외) 46곳과 계열사 1373곳의 내부거래 현황을 분석해 이렇게 공개했다.
2011년말 현재 46개 대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1407조2000억원. 여기서 계열사에 대한 매출액은 13.2%인 186조3000억원에 다다랐다. 내부거래 비중은 비상장사가 24.5%로 상장사(8.6%)의 비중을 세 배 가까이 웃돌았다. 총수가 있는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이 13.6%로 총수가 없는 기업의 비중(11.1)보다 높았다.
내부거래 비중이 두드러지게 높은 기업은 STX(27.6%·100% 자회사의 모회사에 대한 매출액 포함)였다. SK(22.1%)와 현대차(20.7%)의 내부거래 비중도 20%를 웃돌았다.
1년 사이 내부거래 비중이 급등한 대기업은 하이트진로(7.9%P)·SK(6.5%P)·현대중공업(4.6%P) 등이었다. 사업부가 별도 계열사로 분사하거나 종전 사내 거래가 계열사간 거래로 전환된 영향을 받았다. 반면 한국투자금융(-9.3%P)과 현대백화점(-8.1%P)·CJ(-3.0%P) 등은 거래 비중이 줄었다.
금액 기준으로는 SK(16조8000억원)와 현대차(7조1000억원)·포스코(4조4000억원) 등의 거래 규모가 크게 늘었고, 금호아시아나(-3000억원)와 한국투자금융(-3000억원) 등의 거래 규모는 줄어들었다.
업종별 편차도 컸다. 서비스업 분야의 내부거래 비중은 제조업이나 건설업·금융 보험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서비스 분야 가운데서도 사업시설 관리나 부동산·SI·정보서비스업 등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두드러졌다. 연료 도매업을 하는 SK나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업을 하는 삼성과 LG, 제철업을 하는 포스코처럼 주력산업에서 수직계열화된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았다.
또 계열사 지분이나 총수 일가와 2세의 지분이 많은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2세의 지분율이 절반을 넘어설 경우 내부거래 비중은 56.3%까지 올라갔다. 수의계약 관행도 여전했다. 내부거래의 89.7%는 수의계약으로 이뤄졌고, 절반 이상인 54.5%는 현금 거래였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내부거래 현황에 대한 공시와 점검을 강화하고, 내부거래 비중이 높거나 일감 몰아주기 가능성이 높은 회사와 업종을 지속적으로 살펴보겠다"고 경고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