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새로운 리더십도 단연 화제다. 지난 2010년 후계자로 공식 임명되면서 처음 모습을 드러낼 당시만 해도 김일성 주석을 연상시키는 외모가 주로 부각됐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보여준 김정은의 행보는 다양한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들어 김정은과 관련한 보도를 보면 특이한 점이 눈에 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4일 김정은이 동부전선의 해안군부대를 시찰한 일을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부대 곳곳을 돌아보던 중 "중대장과 정치지도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질문을 던졌다. 통신은 "꼭 다시 찾아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큰 일이 아니라는듯 보도했지만,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방문하는 데 얼굴을 비치지 않은 건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김정은이 직접 초청한 것으로 알려진 후지모토 겐지라는 일본인 요리사가 최근 북한을 다녀온 후 방송을 통해 공개한 모습도 범상치 않다. 북한을 몰래 빠져나온 걸 염두에 둔 듯 후지모토는 스스로를 '배신자'라고 칭하며 김정은 앞에 머리를 숙였다. 김정은은 "괜찮다"며 그를 반겼다.
일본의 한 언론은 지난달 8일 김정은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할 당시 리영호가 거의 같은 선상에 있었고, 이같은 '불경죄'가 계기가 돼 숙청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정은의 참배소식은 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사진과 함께 보도되기도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를 두고 "지난친 확대해석"이라며 "리영호의 숙청은 순간적인 실수가 아니라 군대에 대한 당의 통제를 강화하는 데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은 당 안팎에서 자신만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은 후견세력에 의해 의도된 연출인지, 김정은의 본심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앞서 김정일이 보여준 모습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뿐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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