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값 올라도 가격 못올린 '눈치물가'..식품·통신·정유업계, 2분기 줄줄이 실적 비명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올해들어 가격결정권을 정부에 뺏긴 내수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적자전환 업체들이 속출하면서 생존을 걱정해야하는 처지로 내 몰리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원자재 가격에도 불구 정부가 물가를 잡겠다며 시장을 장악, 내수업체들을 옥죄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계상황에 부딪힌 기업들이 최근들어 잇따라 가격인상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으나 정부가 해당 업체에 대한 점검에 나서면서 다시 발이 묶인 상황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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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참치사업부문에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1.5% 감소한 127억54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35.6% 떨어진 201억4700만원에 그쳤다. 원재료인 가다랑어 가격 인상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분을 반영하지 못해 실적 악화로 이어진 것이다. 상반기 기준 참치캔에 사용되는 가다랑어는 국제시세가 톤당 2200달러로 전년 동기(1775달러) 대비 24%나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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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상반기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손실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역시 국제 맥아가격이 최근 3년간 20.2%오르고 보리의 가격도 102.1% 올랐지만 정부의 눈치에 맥주 가격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소주의 주원료인 쌀주정의 가격도 올랐지만 소주가 52개 주요 생필품 소비자물가 동향 일명 'MB지수'에 포함돼 가격을 인상하지 못했다.
이 외에도 웅진식품, 해태제과, 풀무원 등도 정부의 압박으로 상반기 실적이 악화된 업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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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경우 라면 가격 인상 담합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로 상반기 639억1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됐다. 이 기간 매출액은 9652억9500만원으로 3.1%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500억4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줄어들었다.
통신ㆍ정유 업종 대표 기업들도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일제히 실적 하락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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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지난해 정부의 압박으로 단행한 기본료(1000원) 인하 여파로 지난 2분기 외형 및 수익성 모두 급감했다. SK텔레콤의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6%, 42.8%, 74.1% 감소한 4조152억원, 3846억원, 1205억원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정제마진ㆍ재고손실로 어닝쇼크를 경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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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정부 효과가 하반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알뜰주유소ㆍ혼합판매 등 정유사 실적에 직ㆍ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하반기에 본격 가동되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1053억원의 영업적자와 305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10년만에 적자전환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채산성이 크게 악화된 식음료업체들은 하반기 들어서며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벽에 부딪쳤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가공식품 가격 인상을 언급하면서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담합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경고했다. 최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고에 따른 후속조치다. 박 장관은 14일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기업의 편법 가격 인상과 담합에 엄정히 법을 집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식탁물가를 잡으라면서 국무위원들을 채근했다. 이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을지국무회의를 통해 "농산물과 생활필수품 가격 상승으로 국민들의 염려가 크다"면서 "폭염과 폭우에 따라 (식품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으니)추석을 앞두고 농산물 수급 안정과 물가 관리를 일찍 시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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