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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CEO들 "이 불황에 무슨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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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불황에 비상경영 나서
반납하거나 조촐하게 계획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무더위와 함께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 찾아왔지만 증권가 최고경영자(CEO)들의 집무실 불은 대부분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황 악화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비상 경영체제'를 선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 CEO의 절반 이상이 현재까지 여름휴가 계획을 별도로 세우지 않은 채 향후 경영 구상에 나섰다. 유럽위기,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에 투자자들의 몸 사리기가 이어지면서 증시 거래대금은 바닥을 치고 있고, 이는 다시 금융투자업계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어서다. 올해 상반기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5조2367억원으로 지난해 7조3250억원에서 30% 이상 쪼그라들어 1분기(4~6월) 실적이 전년동기대비 반토막이 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달 취임한 김기범 KDB대우증권 대표, 이승국 동양증권 대표, 지난 2월 취임한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대표 등 신임 대표들은 휴가를 아예 반납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해 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했다. 여기에 현재 4% 수준인 해외수익 비중을 오는 2015년까지 1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내비치는 등 본격적인 담금질에 나선 상황이다. 이 대표 역시 증권사 수익 창출의 기본인 리테일(소매영업)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본격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수익중심의 경영을 펼치기 위한 비용 절감 방안에 대해서도 고심 중이다. 강 대표는 폭염 속에서도 지점 방문을 통해 직원들 기살리기를 진행 중이다.

임일수 한화증권 대표와 남삼현 이트레이드증권 대표 등도 합병 및 차세대시스템 구축 등 사내이슈 챙기기 바빠 휴가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는 전언이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역시 비상경영 체제 하에서 아직 휴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휴가를 떠나는 CEO들도 하루에서 이틀, 주말 붙여 쉬는 정도로 계획 중이다. 대부분 국내에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향후 경영구상을 위한 시간을 갖는 등 조촐한 계획이다.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와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는 6~7일 이틀 일정으로 휴가를 떠났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는 오는 9~10일에,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오는 16~17일에 잠시 숨을 돌릴 예정이다. 김석 삼성증권 대표도 지난 1~3일 짧은 휴가를 다녀왔을 뿐이다. 증권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증권사 사장들이 임직원들과 함께 고통을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에서 휴가를 취소하거나 초단기로 계획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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