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는 석유공사와 농협이 정유사에서 대량 공동구매한 휘발유ㆍ경유를 공급받고 부대서비스를 없애 소비자판매가격을 낮추겠다며 지난 4월부터 영업에 들어갔다. 무상표 주유소에선 브랜드를 따로 내세우지 않고 그때그때 가장 싸게 대주는 정유사 기름을 판다. 석유공사는 ℓ당 40원 싸게 알뜰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알뜰주유소 판매가격이 무상표 주유소보다 비싼 것은 유통구조에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 방증이다.
국내 유류의 생산과 유통은 SK에너지ㆍGS칼텍스ㆍ에쓰오일ㆍ현대오일뱅크 등 4사의 50년 과점 체제다. 4개사 간판 없이 영업하는 무상표 주유소는 전체의 6.5% 수준이다. 대부분 주유소는 협상력이 약해 정유사가 정한 가격대로 기름을 받아다 판다. 일본 기름값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데는 정유사로부터 석유류를 공급받는 원매(元賣)회사가 8곳으로 서로 주유소에 납품하기 위해 경쟁하기 때문이다.
약발이 약한 알뜰주유소를 고집하며 무작정 늘릴 게 아니라 정유사 독과점 구조를 깨뜨리는데 정책의 중심을 두어야 한다. 알뜰주유소가 아닌 알뜰 도매업자(빅 바이어) 육성책을 쓸 필요가 있다. 알뜰주유소 몇 개 더 만드는 것보다 알뜰 도매업자를 키워야 더 많은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가격을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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