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DTI 풀려면 다 풀어야 한다. 지금 주택거래 불씨마저 사그러질 판이다. 눈치 보면서 (규제) 하나 풀고 이런 거 보면 기가 막힌다."(잠실동 J공인 관계자)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일부 완화하겠다는 방침에 서울 강남권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이다.
한숨부터 내쉰 잠실주공5단지 인근 J공인 관계자는 "문의 전화가 전혀 없다.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DTI 일부 보완이라는 '찔끔찔끔' 정책 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취·등록세가 4%대인 게 말이 되느냐"면서 "DTI규제를 모두 풀어도 거래가 될까 말까"라고 토로했다.
송파동 S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냉소적이기까지 했다. "DTI 규제를 완화하면 좋겠지만 일부 보완 정도로는 별 영향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DTI완화가 가계 부채를 오히려 줄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송파구 가락동 D공인중개소 관계자는 "DTI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면서 "DTI규제 때문에 제1금융권에서 손쉽게 주택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사업자금도 못 빌리고 제2금융권이나 사(私)금융권 등 점점 이율이 높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는다"고 봤다.
주택거래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DTI 대폭 완화를 바란다고도 전했다. 그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DTI를 빨리 해지해야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한다"면서 "가락시영아파트의 경우 4년 전에 대출받아 샀던 사람들이 지금은 몇 억씩 떨어져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에는 심리가 많이 작동하는데 얼어붙은 국민들의 심리를 자극할 만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남구 D공인 중개소 관계자는 "부동산 업계에 40~50년 몸담은 사람들도 이렇게 거래가 안 된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한다"면서 "부동산 그만두고 폐업한 사람들이 말도 못 하게 많다. 다른 직종 구하기도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또 "부동산만큼 경기가 심각한 곳이 없다"면서 "정부에서 DTI 규제뿐 아니라 취·등록세도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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